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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투자(3자 배정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회계법인이 감사 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고,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현재 주가가 2000원대까지 추락했다. A사 같은 기업이 빈번하게 나오자 이른바 '중국 관련주'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투자주의보를 내렸다.
26일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거나 관리종목으로 선정된 12월 결산법인 37곳 가운데 중국 자본을 유치했거나 중국을 겨냥한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던 종목이 29.7%인 11곳에 달했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선 상장폐지 사유 발생 또는 관리종목 지정 종목 27개 중 10개(37%)가 중국 관련주인 것으로 나타나 그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이들 11개 종목은 모두 중국과 관련된 신사업을 추진했다고 공시했고, 이 중 한 곳은 증자를 통해 중국 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 사유로는 영업손실·자본잠식 같은 재무 부실과 감사 의견 거절이 81.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 종목의 주가는 공시나 보도가 나간 이후 평균 92% 급등했지만 곧바로 69.8%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폐지 사유 발생 종목의 평균 주가 등락률(126.9% 상승 후 78.8% 하락)이 관리종목 지정 종목(62.8% 상승 후 62.4% 하락)보다 더 컸다.
이들 종목은 대체로 △호재성 공시 발표 후 비정상적인 주가 급변 △기존 사업과 관련이 적은 중국 신규 사업 진출 발표 후 번복·취소 △중국 자본 유치 발표 후 일정 변경·철회 △최대주주 등 회사 내부자 보유 지분 매도 등의 특징을 보였다. 주로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등이 취약한 기업이 본업과 무관한 중국 관련 신규 사업에 진출한다며 주가 띄우기에 나선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0월 말 중국 면세점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힌 기계 제조업체인 엔에스브이가 대표적이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 회사는 중국 면세점 사업 진출 발표 이후 불과 2주 새 주가가 4900원에서 1만300원으로 110%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사업의 불확실성과 대주주의 보유 주식 매각 등으로 2335원까지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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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계자는 "신사업 추진 종목은 그 실현 가능성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공시를 내놓는 경우 이행 여부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자본 유치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를 처음으로 적발해 검찰에 고발한 금융감독원도 앞으로 '차이나머니'와 관련된 불공정거래 조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최근 금감원은 2014년 아가방컴퍼니 매각을 주선했던 브로커 B씨를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주식 거래를 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2014년 9월 11일 중국 기업 랑시코리아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는 공시가 나오자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공시 전 차명계좌로 100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했던 B씨는 이 과정에서 50억원가량 매도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소와 협조해 중국 자본 유치와 관련된 불공정거래를 올해 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제림 기자 / 용환진 기자 /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