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 3개월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증권사와 은행 간 점유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조만간 가입액 기준으로 증권사의 ISA 점유율이 3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14일 출시된 ISA는 지난 3일 기준 누적가입금액이 은행이 1조3480억원으로 증권사를 통한 가입액(587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전체 가입금액 중 은행 비중이 69.6%, 증권사는 30.3%를 각각 기록했다.
주식 파생결합증권 등을 활용한 투자와 자산 증식을 목적으로 마련된 ISA 제도가 당초 취지와 달리 증권사보다 은행에 더 큰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제도 시행 전부터 불완전판매 논란 등으로 계좌 수에서는 은행이 압도적 으로 큰 숫자를 유지했지만 초반 가입금액은 은행과 증권사 간 간격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 도입 2주째에는 전체 가입금액 중 은행과 증권사 간 비율이 각각 56.8%과 43.1%였다. 당시 금투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추세라면 조만간 가입금액 비중이 은행을 앞지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현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후 매주 두 업권 간 점유율이 점점 벌어지면서 어느덧 증권업계는 30% 유지를 걱정해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 매주 1~2%씩 증권사 점유율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번주 중 30% 선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금투업계는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게 큰 고민거리다. 은행과의 판매망 격차를 당장 줄일 수 없는 현실에서 위기를 반등시킬 뾰족한 수가 안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홍보를 강하게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밝힐 정도다.
이 때문에 금투업계 내부에서는 ISA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주부 등으로 가입 대상 확대, 세제혜택 증대 및 중도인출 허용 등을 통해 일단 ISA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최근 황영기 금투협회 회장이 "'ISA 시즌2'를 준비해야 한다"고 한 발언도 업계의 하소연을 대변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금투업계는 제도 시행 3개월 만에 적극적으로 개편을 요구하는 게 자칫 금융당국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보일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증권사 관계자는 "재산 증식 프로젝트를
다만 규제 완화가 정답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 국민이 자산 배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각종 규제를 풀면 결국 혜택은 다시 은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