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뉴욕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이 11개월만에 배럴당 51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유가급등은 지난 4월 28일부터 44일 연속 휘발유값 상승을 이끌어 내는 등 연료비 부담을 가중시켜 추가 소비여력을 위축시켰다. 그러나 증시 측면에서는 유가급등으로 산유국 오일머니 유입이 촉진되고 석유화학 수출금액을 증가시키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상존한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유가 방향성은 어떨까?
10일 WTI 원유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67센트 내린 배럴당 50.56달러에 장을 마쳤다. 그럼에도 국제유가는 지난 2월11일 최저점(배럴당 26.21달러)을 찍은 이후 전날까지 4개월 동안 꾸준히 상승하며 무려 92.9%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다.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던 유가가 급등한 것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최근 나이지리아와 미국 원유생산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서 상승세가 완화된 이후 배럴당 55달러 선에서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생산이 줄어든 것은 미국 셰일업체들이 원유시설 가동을 안하고 있기 때문인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면 수지타산이 맞아 다시 생산을 다시 늘릴 수밖에 없다”며 “배럴당 50달러선까지는 급격한 상승이 가능했지만 이후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판단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경제확장 등 원유 수요가 안정화에 접어들어 연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55달러 전후까지 오를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여름을 맞아 드라이빙 시즌(자동차 사용이 늘어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는 시즌)이 도래하고 기술적으로 탄력을 받아 배럴당 54~55달러 갈 수는 있지만 거기가 한계점이라고 본다”며 “다만 원유시장 과잉공급이 완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급격한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달러화 약세에 따라 유가가 급등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도 국제유가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달 미국 FOMC의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지연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향후 금리인상이 단행되고
박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인상이 두차례 단행될 경우 배럴당 40달러선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부분 유가 상단에만 관심을 갖고 있지만 하단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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