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브렉시트 우려, 국제유가 급락에 2% 가까이 빠지면서 1970선으로 밀렸다.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13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38.57포인트(1.91%) 급락한 1979.06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15.84포인트 내린 2001.79에 개장한 뒤 장중 지속적으로 낙폭을 확대해 결국 1970선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7일 미국의 6월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2000선을 넘어섰고 지난 9일에는 2035.27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동안 지수를 끌어올렸던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 순매도로 돌아섰고 기관도 ‘팔자’에 가세하면서 지수가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지수의 낙폭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월 11일 -2.93% 이래 4개월여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국내 증시에는 아직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6월 FOMC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강한 모습이다. 실로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4조5300억원에 그쳐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4조원대에 머물렀다.
미국에서는 오는 14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FOMC 6월 정례회의가 진행된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다만 지난 12월 첫번째 금리 인상을 앞두고 지난 10월 FOMC 회의 후 성명서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다음 회의’라고 못 박은 것처럼 이번 회의에서도 금리인상 신호가 등장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가 진행된다. 지난 10일 탈퇴 여론이 우세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파운드화가 1.4% 급락하는 등 국민투표가 다가올 수록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주말 유럽증시도 브렉시트 우려에 1~2%대 동반 급락했다.
국제유가도 재차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49달러(2.9%) 떨어진 배럴당 49.07달러로 마감했다. 또 오는 15일 중국 A주 MSCI 신흥지수 편입 이슈도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편입 가능성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24일 이후 코스피는 4.14% 상승했는데 이 중 1.7%를 삼성전자 한 종목이 견인했다”라며 “밸류에이션 부담, 저항권에 위치한 주가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코스피 주도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수급을 뒤흔들 수 있는 이벤트들이 대기 중이어서 코스피는 대내적인 상승동력 둔화 속에 대외변수에 민감한 변화를 보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종이·목재 단 한 업종만 소폭 올랐고 의약품, 증권, 전기가스업이 3% 안팎으로 급락세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67억원, 737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1736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943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56개 종목이 올랐고 675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1.20포인트(1.58%) 내린 695.61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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