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분양가가 8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국내에서 처음 등장했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들어선 한남더힐 244㎡(이하 전용면적)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80억~84억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3.3㎡당 분양가는 8180만원으로 국내 아파트 가운데 사상 최고가다. 지난해 10월 3.3㎡당 7008만원에 분양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의 최고가 기록이 깨졌다. 한남더힐 208㎡형은 39억대이며 233㎡형은 45억원 수준의 가격에 일반 분양된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50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번에 일반분양되는 물량은 기존 입주민들이 임대 계약이 끝난 뒤 분양 계약을 하지 않아 빈 집으로 나온 129가구가 대상이다. 우선 분양자격이 주어지는 입주민들이 분양 전환을 포기할 경우 최대 70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에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남더힐 시행사인 한스자람 관계자는 “분양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일반에 공급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시행사가 분양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입지와 내부시설 등 한남더힐의 상품성과 실거래가, 강남 재건축 일반 분양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한남더힐은 지하2층~지상12층 32개동 소형인 59㎡(이하 전용면적) 133가구와 대형인 177~244㎡ 474가구 등 총 600가구로 이뤄졌다. 단지 앞에 한강이, 뒤에 남산이 있는 배산임수 지형이고 한남대교를 건너면 강남인데다 주변에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고급주택이 몰려 있어 보안이 철저하고 조용하다. 정·재계와 연예계 유명인사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 단지는 지난 2009년 당시 분양가를 제한하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일반 아파트가 아닌 민간 임대주택으로 사업승인을 받아 입주자를 모집했다. 민간 임대주택은 임대 의무기간(5년)이 지나면 입주민과 시행사가 협의해 분양 전환이 가능하다. 임대 의무기간의 절반(2년6개월)이 지난 2013년 7월 1차 분양전환 당시 시행사와 입주민이 각각 감정평가를 했는데 시행사 측 분양전환가격은 3.3㎡당 4300만~7500만원이었지만 입주자가 제시한 가격은 3.3㎡당 3000만원 안팎으로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져 소송전으로 번졌다. 이후 입주 5년차를 맞은 올해 2차 분양전환과 일반분양이 본격화됐다. 2차 분양전환가격은 1차 분양전환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일반분양가보다는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스자람 관계자는 “1차 분양전환 이후 현재까지 전체 가구의 35%인 210가구가 임대에서 소유로 분양전환했다”고 말했다.
한남더힐을 시작으로 3.3㎡당 분양가가 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할 전망이다. 한남더힐 맞은편에 위치한 한남외인아파트 부지엔 한남더힐보다 더 비싼 가격의 고급 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의 롯데그룹 수사로 분양 시기가 불투명해졌지만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는 3.3㎡당 분양가가 8000만~1억원에 달할 예정이다. 일반 아파트에서는 하반기 분양하는 개포동 ‘디 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와 잠원동 ‘아크로리버뷰(신반포5차)’ 등 일부 가구가 3.3㎡당 5000만원을 웃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반포주공1단지 등은 3.3㎡당 5000만원 이상의 매매가에도 손바뀜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일본 도쿄처럼 지역에서도 입지에 따른 가격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원갑 K
[임영신 기자 /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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