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1만2000원(5.4%) 하락한 21만1000원에 마감하는 등 롯데그룹 전 계열사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롯데제과가 6%, 롯데손해보험이 6.4% 급락했다. 롯데하이마트는 4.4% 하락한 4만8650원에 마감해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화학사 액시올 인수 철회 소식까지 겹쳐 3.9% 떨어졌고, 롯데관광개발(-3.5%) 롯데정밀화학(-2.9%) 롯데푸드(-2.7%) 롯데칠성음료(-1.8%)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주가 하락으로 롯데쇼핑 시가총액이 3779억원, 롯데케미칼이 3599억원 줄어드는 등 이날 하루 동안만 롯데그룹사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 날아갔다.
전문가들은 이날 롯데그룹주 주가 하락에 대해 비자금 의혹 등으로 검찰이 롯데그룹을 전방위로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가 확대되는 와중에 호텔롯데 상장마저 무산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등 지배구조 개편 관련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의 낙폭이 특히 컸던 것은 호텔롯데 상장 좌절에 따른 후폭풍으로 해석된다. 이날 호텔롯데는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호텔롯데 상장이 무사히 마무리됐다면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정보통신 롯데건설 등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해 왔다.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을 통해 신동빈 회장이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 취득을 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9%) 롯데정보통신(7.5%)을 비롯한 다수의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코리아세븐과 롯데리아 두 회사 상장을 통해서만 시가총액의 11.7%인 7770억원 규모 평가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며 "하지만 호텔롯데 상장 좌절로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 좌절과 계열사 주가 하락뿐 아니라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첫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해왔던 롯데물산은 최근 발행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123층짜리 빌딩 등 제2롯데월드 건설을 주관하는 롯데물산은 최근 KB투자증권을 비롯한 국내 증권사에서 제안서를 받는 등 회사채 발행 준비작업을 해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최근 검찰 수사가 잠실 롯데월드타워 인허가 로비 의혹까지 확대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계속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물산은 2013년 12월을 마지막으로 공모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는 7월 초 수요예측 진행을 목표로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해 왔던 롯데칠성음료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검찰 수사는 롯데그룹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최근 롯데 계열사들의
[노현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