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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금융위원장(맨 오른쪽)이 조용병 신한은행장(맨 왼쪽)과 ‘써니뱅크’ 홍보대사인 걸그룹 소녀시대의 써니(가운데)가 지켜보는 가운데 써니뱅크를 이용해 비대면 실명확인 1호 통장을 개설하고 있다.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테크 기술을 도입한 금융거래가 기대와 달리 좀처럼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핀테크의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와 함께 호평이 이어졌지만 실제 이용률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은행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작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작년 12월 2일부터 국내 최초로 비대면으로 실명확인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써니뱅크’와 현금카드 없이도 손바닥 정맥 인증을 통해 현금인출 등의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디지털 키오스크’를 17개 지점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출시 초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시현에 나설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신한은행 측은 서비스 개시 이후 올해 4월말까지 5개월 동안 정맥 인증을 한 고객은 7892명, 총 거래는 22만7050건(정맥 인증 포함)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홍보에 심혈을 기울인 정맥 인증을 통한 디지털 키오스크 거래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용률이 낮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 거래 22만여건도 서비스 출시 초기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져 내부적으로 서비스 활성화를 놓고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디지털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17개 지점에서 하루 평균 약 100여건의 거래가 있다”고 귀띔했다. 디지털 키오스크를 운영하는 17개 지점에서 해당 기기를 통한 평균 거래가 지점당 6건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얘기다.
핀테크를 접목한 금융거래가 저조한 배경에는 정부의 핀테크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권이 서비스를 서둘러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례로 신한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 핀테크(써니뱅크)는 한 중소기업으로부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서둘러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올해 1월 13일 홍채 인증을 통해 현금카드 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홍채 인증 자동화기기’를 금융권 최초로 도입, 일부 점포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서비스 초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해당 자동화기기 이용이 눈에 띄었으나 현재는 뜸한 상황이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방문한 한 내점객은 “기존 거래가 더 익숙하고 빠르고 편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서비스 개시 이후 현재 5개 점포에서 시험 서비스 단계라 홍채 인증을 통한 금융거래 이용률 공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통계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이용률이 기대보다 높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도입한 핀테크 기술은 편의성과 금융거래 방식의 선택권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하지만 정확한 수요 조사 미흡과 ‘국내 최초’, ‘금융권 최초’라는 홍보에 경쟁적으로 집중하면서 은행권이 3~4년전 대학가 등에 자금을 투자해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쓴맛을 본 스마트브랜치의 전철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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