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삐 풀린 강남 재건축…한달새 호가 1억 껑충
강남 재건축 분양가 고공 행진이 도마에 오르자 전문가들은 강남이 가지는 '희소성'에 주목한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서울뿐 아니라 지방 부유층까지도 관심을 보이는 물건으로 전국에서 실수요자와 투자금이 몰린다는 것이다. 특히 강남 지역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 때문에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금융 자산 10억원이 넘는 부유층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에 살고자 한다"면서 "학교, 음식점, 문화공간, 쇼핑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압구정, 반포, 잠실로 수요가 계속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신반포한신5차 재건축 단지인 '아크로리버뷰'가 3.3㎡당 4000만원 후반대를 고려했지만 한남더힐 등 영향으로 올 하반기 5000만원 넘게 분양될 것으로 기대되고, 압구정동 재건축 아파트도 중장기적으로 6000만~7000만원 넘게 분양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의 일반분양 분량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재건축을 위한 조합원의 경제적 부담(추가분담금)을 고분양가를 통해 일반분양자들에게 돌리는 재건축 방식도 분양가 폭등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재건축 관련 업무를 많이 하는 법률사무소 국토의 김조영 변호사는 "강남 재건축은 이제야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라면서 "지금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고 분양도 잘되고 있는 추세라 내년까지는 조합에서 최대한 분양가를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임대소득 분리 과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투자에 우호적인 정부 정책이 2018년 바뀔 수 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정부는 2014년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에 대해선 2017년까지 분리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분리과세란 주택 임대로 얻은 수익을 소유자 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따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재건축을 통해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2017년 말까지 유예된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다음달 일반분양 예정인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디에이치 아너힐즈)이 완판될지, 웃돈이 얼마나 붙을지가 향후 강남 재건축 시장의 풍향계가 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 접어들면 주택임대소득 과세,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 정책적 변수들이 부각
현재 기준금리가 1.25%까지 내려와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졌지만 저금리가 지속되지 않을 경우 재건축 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재건축 단지에 월세를 놓는다고 가정하고 월세 수익률이 3% 밑으로 나오는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기정 기자 /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