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렉시트 대충격 / 증시 전문가 조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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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3.09%, 코스닥 지수가 4.76% 급락한 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전문가들은 당분간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 주식 시장의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중소형주뿐 아니라 대형 수출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크게 조정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이머징마켓 주식 비중을 줄이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이날 오후 1시께에는 코스피가 장중 1900선 아래로 무너지면서 여의도 증권가도 '멘붕'에 빠졌다. 장 마감 후 코스피 823개 종목(94%)이 전일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개인들의 경쟁적인 매도로 지수가 급락하면서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에서는 이날 오후 7억2700만주가 거래돼 거래량이 전일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시장이 급격히 출렁이자 한국거래소는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열고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나섰다.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브렉시트 결과에 할 말을 잃은 모습이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과 달리 브렉시트 결과가 나와서 당황스럽다"며 "이미 주가와 환율, 채권가격 등이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급속히 쏠리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울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개인투자자들은 이머징 주식 같은 위험 자산을 줄이는 것이 맞다"며 "재매수를 하더라도 차분히 기다렸다가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달러와 금 같은 안전자산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의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중소형주뿐 아니라 대형 수출주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분간 증시가 크게 조정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수 타이밍을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브렉시트는 시장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딱히 위험주나 수혜주를 꼽기가 어렵다"며 "당장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금융주가 크게 조정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인 이머징마켓 주식을 포함한 중소형주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많다. 윤지호 이베스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 위험 때문에 투자자들의 공포가 커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극대화되고 있다"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선진증시로의 쏠림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호 센터장은 "국내 주식 중에서는 특히 최근 밸류에이션이 높게 형성된 중소형주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형주들도 브렉시트 영향에서 예외가 될 순 없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출 중심인 대형주들은 거시지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유럽 물동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철강, IT 일부 대형주들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2분기 대형주들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지만 브렉시트와 중국발 경기 침체 등의 대외적 여건이 부진해지면서 주가가 이 두 가지 요인 사이에서 힘겨루기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다시금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호 센터장은 "투표 결과가 나왔더라도 당장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것은 아니고, 협의와 절차를 거치려면 7년 정도 걸릴 것"이라며 "그 과정에 브렉시트 원인이 됐던 이민자와 분담금 문제가 다시 제기되면 논의가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는 28~29일로 예정된 EU 정상회의 결과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조용준 센터장은 "브렉시트 선거 직후 개최되는 첫 정상회의기 때문에 이때 나온 중요한 결정이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우 센터장은 "현재 대형주는 가격이 싸진 반면 실적 개선이 더딘 편이고, 중소형주들은 실적이 안 나오지만 가격이 지나치게 오른 상황"이라며 "양쪽에서 돌파구
조용준 센터장은 "안전 자산 중에서는 미국 국채나 한국 국채 10년 장기물에 관심을 기울일 만하다"며 "해외 증시가 조정을 받는 경우에는 달러 자산이나 미국 우량기업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했다.
[배미정 기자 /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