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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제지업체인 한솔제지 이상훈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솔제지는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704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한솔제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96%.
이 대표는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에 영업에서 창출된 이익을 더해 올해 안에 부채비율을 큰 폭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채비율 축소가 필요한 이유로 '투자 여력 확보'를 꼽았다. 인수·합병(M&A)이나 신규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 둘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솔제지는 최근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감열지다. 감열지란 열을 가하면 색이 드러나도록 약품 처리한 종이로 백화점·마트·편의점 등에서 발급하는 영수증을 만드는 데 쓰인다. 2013년 5월부터 감열지 생산을 시작한 한솔제지는 총 16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한 국내 1위, 세계 3위 업체다. 최근 3년간 유럽 최대 감열지 가공 유통업체인 샤데스와 네덜란드 최대 라벨 가공 유통업체인 텔롤, 유럽 2위 감열지 가공 유통업체 인 독일 R+S그룹을 차례로 인수하며 감열지 생산과 가공·유통을 수직 계열화했다. 이 대표는 "감열지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가공·유통 분야 관련 해외 기업을 추가 인수할 계획"이라며 "투자 대상을 계속 물색하고 있으며 조만간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개발을 완료한 아라미드 페이퍼도 이 대표가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다. 아라미드 페이퍼는 변압기·모터·발전기 등에 사용하는 절연용지로 가격이 일반 인쇄용지의 50배가 넘을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이 대표는 "제지 사업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첨단소재산업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며 "2020년쯤이면 회사 이름을 '한솔제지'에서 '한솔소재'로 바꾸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올 1분기 매출 3543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을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분기에는 매출이 소폭 줄어드는 대신 이익은 늘어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저유가와 낮은 펄프 가격 덕분에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 대비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돼 있다"고 밝혔다.
저유가는 긍정적인 반면 주원료인 펄프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하지만 가장 큰 변수는 환율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하반기 원화값을
이 대표는 "올해도 배당 등 주주우선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순이익 기준으로 20%대 배당성향을 꾸준히 유지해왔으며 지난해에는 순이익의 32%를 배당했다.
[노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