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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익선동 거리. [이윤식 기자] |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익선동 한옥 상가 임대료는 최근 1년 새 15% 가까이 올랐다. 이 지역은 2000년대 추진된 재개발이 무산되면서 낙후됐지만 2년 전부터 젊은 창업가들이 카페, 스튜디오, 게스트하우스 등을 차리면서 상권이 커지기 시작했다.
상권이 활성화하자 66㎡ 규모 한옥은 지난해 보증금 2000만~3000만원에 월 임대료 130만원 선에서 거래되다가 올해는 월 150만원대로 뛰었다. 보증금 1억원, 월 임대료 250만원 선이던 한옥 상가가 임대료 450만원에 나오기도 했다.
현재 이 지역 매매 시세는 3.3㎡당 3500만~3700만원 선이지만 외부 부동산업자들이 집주인들을 찾아다니며 가격을 띄우고 있어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코너 건물이 3.3㎡당 4000만원에 팔렸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의 전언이다. 창덕궁 건너편 돈화문로 초입(와룡동)에 국악 전문 공연장이 9월 개관할 예정이라 익선동 인근 관광객 유입도 늘어날 태세다.
30년간 이곳에서 200㎡ 규모 한옥 한 채를 보유했던 김명자 씨(가명·78)는 동네가 시끄러워지자 지난 3월 이 주택을 3.3㎡당 2900만원에 팔았다. 그는 "이제 재개발이 되지 않는 데다 상권으로 뜨면서 막상 살기는 힘들어 이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익선동은 아직 재개발구역에서 해제되지 않은 채 서울시에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이어서 본격적 신축·증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면 내년부터 임대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세입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2014년부터 익선동 한옥을 임차해 음식점 등 가게 5개를 운영 중인 '익선다다'는 익선동 한옥을 아예 매입할 계획이다.
이 동네 주민들과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된 '익선포럼'은 젠트리피케이션 없이 익선동을 개성 있는 상업지역으로 가꾸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현재 시 차원에서 지역 주민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익선동이 상업지역인 만큼 일반주거지역처럼 규제를 강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