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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수도권 2기 신도시·택지지구의 입주, 갭(gap) 투자 열풍 등과 맞물려 전세금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다. 7~8월은 여름 휴가철이 맞물리는 시기로 주택 시장에서는 비수기로 통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근의 '전세난'을 염두에 뒀던 집주인들은 조바심을 내는 상황이다. 옥수동 인근 A공인 관계자는 "가장 잘나가는 전용 85㎡ 이하 아파트들도 집주인들이 500만~1000만원가량 전세금 호가를 낮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세가 오를 것이라는 시장 평가 속에 매매 가격은 오르지만 전세금은 내려갔다. 서울지하철 3호선 옥수역 3·5번 출구 인근에 들어선 '옥수하이츠'의 전용면적 85㎡형 매매는 지난 1분기 말인 4월 6억9000만~7억3000만원 선에서 7월 현재 7억~7억6000만원으로 올라섰지만 같은 기간 전세는 5억5500만~5억6000만원 선이던 것이 현재는 5억4500만~5억55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입주 물량이 쌓이기 시작한 송파 장지동 일대는 전세금이 1분기 대비 2000만원가량 내리기도 했다. 위례신도시에 속한 장지동 일대 B공인 관계자는 "입주 시기에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면서 "내년 이후로도 입주가 이어지기 때문에 1~2년간은 전세금 조정이 꾸준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입주가 한창인 미사강변도시 인근 서울 강동구·경기 하남시 덕풍동 일대, 마곡지구 입주가 이어지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인근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오르기만 하던 전세금이 오히려 떨어지면서 세입자들이 한숨 돌리는 한편 '전세난'을 이용해 높은 전세금을 끼고 아파트를 사들여 매매 차익으로 투자 수익을 내려던 이른바 '갭 투자자'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부터 조정기에 들어간 지방에서 '상경투자'한 사람들이 사들인 강북 일대 일부 지역 아파트 전세 시장이 대표적이다. 상계동 C공인 관계자는 "매매 시세가 오르지 않는 가운데 재건축까지 염두에 두고 소형 아파트를 사들였던 갭 투자자들이 집값 하락을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계절적 비수기이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이 내놓은 매물이 쌓이면서 하반기 들어선 전세금 호가가 내려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상계주공 2단지 전용 60㎡형 매매 가격의 경우 올 1분기 말 2억5500만~2억6500만원 선이던 것이 현재까지
함영진 부동산114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 기조와 서울 전세 수요가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전세난'이 닥쳤다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며 "다만 전세금이 오를 대로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상승세가 둔해진 측면은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