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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자마자 실적이 급추락하는 이른바 'IPO(기업공개) 실적 뻥튀기주' 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상장 당사자인 기업은 물론 최소 6개월 이상 기업의 재무상태와 사업 성장성을 분석해야 하는 주간사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NH투자증권이 주간사를 맡아 2014년 상장한 코스닥 게임업체 파티게임즈도 지난해 영업손실 63억원을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영업적자 13억원을 기록했다. 파티게임즈는 상장 전인 2012년 70억원, 2013년 91억원이라는 견조한 영업이익을 내 거래소 상장심사를 통과했다.
역시 NH투자증권이 상장을 주간했던 블랙박스 제조업체 미동앤씨네마(옛 미동전자통신)도 상장 첫해인 2013년 영업이익이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이후 2년간은 시장경쟁 심화 탓이라며 겨우 8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이 업체는 연초 영화 사업 진출과 이미지 제고 목적으로 사명을 바꿨다.
전문가들은 일부 코스닥 새내기주의 실적부진 이면에는 상장 직전 '실적 부풀리기'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상장심사 핵심 잣대인 최근 연도 실적을 높이기 위해 해당 기업과 주간사가 당해 또는 이듬해 발생할 매출까지 미리 앞당겨 반영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주간사들은 기업 실적만 거래소 심사 승인 기준을 통과시키면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므로 상장 전에 미래 실적을 당겨오는 게 이미 관행처럼 굳어졌다"며 "성장성이 기대되고 사후관리 의지가 있다면 유상증자 참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과 연결고리를 만들겠지만 덩치가 작은 코스닥 기업은 이런 유인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 나타나는 단기 차익 실현 방식의 공모주 투자 행태가 기업과 주간사들의 실적 뻥튀기를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개인은 물론 기관들도 성장성 위주의 장기투자를 도외시하므로 기업과 주간사 역시 청약 흥행으로 최대한 많은 공모자금을 끌어가는 데만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장 후 만성 적자기업이 될 정도로 심각한 경우 주간사들에 페널티를 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SK증권이 주간사를 맡은 리켐은 2011년 상장 후 2013년부터 3년 연속 연결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키움증권이 주간했던 MBK(옛 CS엘쏠라)는 상장 이듬해인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34억원, 54억원, 63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올 1분기에도 적자를 내 신사업 등 확실한 돌파구가 없으면 '4년 연속 영업손실(별도기준)' 사유로 내년에 관
이 연구위원은 "그렇다고 코스닥 상장 문턱을 무작정 높이는 것은 유망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제한할 수 있다"며 "상장 후 실적 악화 기업이 많은 주간 증권사는 공공기관을 통해 시장에 고지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