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당시 시공능력평가 144위 중소업체였던 원건설은 리비아 행정기반시설청(ODOC)으로부터 '토브룩신도시 건설공사'를 단독 제안받아 수주하면서 시장에 널리 이름을 알렸다. 2005년 처음으로 리비아에 진출한 이후 2007년부터 데르나신도시에 3억700만달러(총 2000여 가구)규모의 고급주택 공사를 하던 중에 이어진 행운의 수주였다.
하지만 민주화 바람이 리비아 내전으로 이어진 데다 이제는 수니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리비아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원건설의 장밋빛 꿈은 물거품이 됐다. 토브룩신도시 프로젝트는 1차 수주액만 9억5000만달러, 2차까지 합치면 19억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였다.
그는 "1·2차를 합쳐 총 5000가구에 우리 돈으로 2조원이 걸린 공사였는데 리비아 내분이 커지면서 받기로 한 1500억원의 선급금을 못 받은 건 물론이고 절반 넘게 공사를 진행한 데나르 현장마저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하며 안타까워했다.
좌절의 경험은 재기의 교훈이 됐다. 원건설은 한때 골프장과 오송·청라 아파트 미분양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 2013년 강원도 원주(총 682가구)를 시작으로 2014년 대구(총 670가구)와 경남 양산(총 377가구)에 지은 아파트를 '완판'해가며 국내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려 재기의 발판을 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포스코·대우·GS건설 등 대형사들이 눈독 들이는 청주 재개발 사업장에서 반도건설과 함께 사직3구역(총1813가구) 재개발공사를 맡은 데 이어 탑동2구역(총 1100여 가구) 재개발 시공권을 단독으로 따냈다. 올해 초 2500억달러 규모의 이라크 공사를
건축사인 김 회장이 설립한 원건설은 시공능력 99위로 충북 일대 공사 수주에선 선두다. 김회장은 현장을 직접 챙기며 주택설계와 자체 사업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