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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18일 오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카드 사장에 위성호 현 사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8월까지다. 위 사장은 2013년부터 신한카드를 이끌어 오고 있으며 작년에도 1년간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위 사장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신한카드의 임원추천위원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연임이 최종 결정된다.
위 사장의 연임은 우수한 실적이 바탕이 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빅데이터 경영을 통해 금융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고,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신한카드의 위상을 확고히 하며 우수한 성과를 창출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9.4% 늘어난 69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악조건에서도 작년 동기보다 1% 늘어난 355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위 사장의 연임에 따라 차기 회장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1년부터 신한금융을 이끌며 '2010년 신한 경영진 내분 사태'로 뒤숭숭했던 조직을 효과적으로 추슬러 온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연임할 뜻이 없고 좋은 지배구조의 예를 남기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내년 3월 말 임기를 채우면 자리를 떠날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신한금융에 '만 67세 이상인 회장이 연임하는 경우 재임 기한이 만 70세를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1948년생인 한 회장이 연임하더라도 1~2년밖에 일할 수 없기 때문에 '연임'을 선택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차기 회장은 상설기구인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서 결정된다. 이 위원회 의장은 사외이사인 이상경 전 헌법재판관이 맡고 있으며 위원으로는 한 회장, 고부인 전 재일한국상공회의소 고문,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 대표, 히라카와 유키 레벨리버 대표, 남궁훈 전 생명보험협회 회장 등이 있다.
신한금융의 규정상 신임 회장은 기존 회장의 임기 만료 2개월 전에는 결정돼야 한다. 이에 따라 회추위는 연말이나 내년 1월 초께부터 본격적인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회장 후보군은 우선적으로는 신한은행·카드·생명·금융투자·BNP파리바자산운용 등 5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들어간다. 이 중에서도 조 행장과 위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분류된다. 하지만 그룹 전체 순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을 정도인 은행을 이끌고 있는 조 행장이 한발 앞서 가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 사태 이후 신한금융이 조직 안정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강조해왔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신한 사태 당시 라응찬 회장과 신한금융에서 부사장으로 일했던 위 사장에 비해 조 행장이 좀 더 중립적 인사로 비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작년 신한은행장 선정 과정에서도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조 행장은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신한은행으로 입행했으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했다.
위 사장은 서울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했으며, 신한금융 부사장과 신한은행 부행장 등을 거쳤다.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이나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은 주력 계열사인 은행을 경험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은 CEO 경력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약점이 있다. 전직 계열사 사장들도 후보가 될 수 있는데, 그중에서는 은행·보험을 두루 경험하며 좋은 실적을 냈던
조 행장이 회장으로 올라설 경우 차기 행장에 누가 선임될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경우에는 위 사장과 함께 임영진·김형진 신한금융 부사장 등이 차기 행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