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코스피는 29일 전 거래일 대비 5.15포인트(0.25%) 떨어진 2032. 35로 마감했다. 지수는 이날 하락 출발해 보합권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특별한 호재가 없는 가운데 미국 쟤닛 예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혼조세로 끝난 데 이어 우리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옐런 의장은 지난주 경제정책회의(잭슨홀)에 참석해 “최근 몇달 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발언했다. 실업자 수와 소비자물가 등 지표가 경기 회복을 반영하면서 조만간 기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외신들은 이 발언을 토대로 이르면 오는 9월 기준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석했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회장은 옐런 의장의 발언에 대해 올해 2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유동성 공급을 축소할 경우, 우리나라 등 신흥국 증시가 위축될 수 있다. 최근까지 증시를 끌어올렸던 외국인의 순매수가 줄어들면서 지수가 제한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까지 발표될 수치들이 금리인상 시점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그 중 오는 2일에 발표되는 8월 고용지표와 16일에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 투자정보팀은 “삼성전자가 소폭 상승하면서 지수를 지탱하고 있지만 중소형 종목들은 매물이 등장하며 하락하고 있다”며 “조정으로 인해 가격 매력이 충분히 부각되는 종목을 저점 매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395억원, 422억원씩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844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전체 1052억원 매도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종이·목재가 2.54%, 기계가 2.17%씩 떨어졌다. 섬유·의복은 2.14%, 건설업은 2.04%씩 하락했다. 의료정밀과 비금속광물도 1.86%, 1.85%씩 약세였다. 반면 은행과 전기·전자는 1.63%, 1.09%씩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흐름은 엇갈렸다. LG화학은 1.86%, 한국전력은 1.69%씩 내렸다. 기아차와 현대차도 1.53%, 1.11%씩 하락했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외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에 나서면서 4거래일만에 반등했다.
그외 금리 인상 기대감에 은행 종목들이 강세였다. 하나금융지주는 2.98%, KB금융은 2.81%, 기업은행은 1.31%씩 상승했다. ‘안철수 테마주’ 태원물산은 안철수 전 국민의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날 668개 종목이 떨어졌고, 상한가를 포함해 157개 종목이 상승했다. 하한가 종목은 나오지 않았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85포인트(2.48%) 떨어진 663.58을 기록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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