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34] 주식시장의 흐름이 완전히 바뀐 것을 보면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으며 작년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바이오·제약주는 바닥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두 달 사이 주가가 10~20%씩 하락한 종목이 대다수다. 기대감이 하반기 들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반면 미운 오리 취급을 받았던 업종 대표주들이 급속히 부활하고 있다. 당분간 대형 가치주 시대가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형주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시장 외면이 오랫동안 계속되면서 가격이 싸졌다.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분석도 한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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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치주의 주가가 워낙 많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당분간 이들 주식 가격이 회복되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을 지켜보면 올 초부터 저평가된 대형주를 노려봤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1980년대 역발상 투자의 대가인 드레먼밸류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드레먼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군중심리에 휩싸이면 잃을 수밖에 없다. 시장 관심 밖에 있는 외로운 주식을 노려라."
장기 가치투자를 주창한 말이지만 지금 상황과 맞춰본다면 바이오·제약주는 군중심리에 휩싸였을 가능성이 높고, 이미 한 물 갔다고 생각했던 대형주는 관심에서 소외된 '외로운 주식'이 될 수 있겠다.
전설적인 투자자 드레먼은 무작정 시장 트렌드를 따르는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사람들은 좋은 뉴스보다 나쁜 뉴스에 과민반응이 더 심하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단기 악재로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종목을 사들여 반등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심지어 시장에서 '쓰레기'로 부르는 종목이라도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다는 확신이 있으면 돈을 묻고 수년간 버텼다. 그는 악재에 휩싸인 회사는 모두 시장의 과민반응에 따라 필요 이상으로 가격이 폭락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역발상 투자라고 해서 무조건 시장과 거꾸로 가는, 주가가 낮은 종목만 투자했던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개념이다. 나름대로 지표 4가지를 설정해 투자 대상 회사를 선택했다. 비인기 종목 중에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현금흐름비율(PCR),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배당비율(PDR) 4가지가 모두 하위 20% 기업에만 투자했다. 추가적으로 분식회계 가능성이 적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중심으로 투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들의 지나친 낙관론과 투자자들의 과신이 결합돼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을 때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시장의 트렌드를 추종하는 투자는 단기간에 이득을 얻을 수는 있어도 매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큰 실패로 귀결된다. 불행히도
[전병득 증권부 차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