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연휴 직전에 구입금액 50만원 이상의 상품권 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말 ‘김영란법’ 발효를 앞두고 법인카드나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고액상품권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신한카드 빅데이터 센터가 추석 선물을 주로 보내는 기간인 추석연휴 시작 20일전부터 10일전까지 기간(D-20~10일, 8월 26일 ~ 9월 4일)의 상품권 판매 현황(법인회원 대상)을 집계한 결과 구입금액 50만원 이상인 상품권 판매 비중은 42.4%로 지난해 같은 기간(37.3%)에 비해 5.1%포인트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10만원 이하 소액의 상품권 판매 비중은 31.2%로 지난해 같은 기간(36.8%)에 비해 5.6% 포인트 감소했다.
이종석 신한카드 빅데이터 센터장은 “올해는 50만원 이상 고액상품권의 증가율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구매나 배송의 번거로움이 덜하고 현금성이 강하기 때문에 추석 선물로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고액상품권 판매량 증가를 김영란법의 여파로 인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사실상 기업이 현금이나 법인카드를 접대비 결제에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만큼 액면가의 95% 이상을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으며, 사용처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품권 매입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고액상품권을 주로 발행하는 대형 유통그룹의 경우 호텔, 고급 레스토랑 등을 계열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 상품권으로 접대비용 지불이 가능하다. 최근 일부 골프장들은 상품권으로 라운딩피와 카트비 등을 지불할 수 있게 백화점과 제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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