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부광약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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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만7000원대까지 내려갔던 주가가 어느새 다시 3만원대로 훌쩍 오른 것이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부광약품은 전날보다 750원(2.5%) 오른 3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8일 기록한 2만7550원과 비교하면 11.4% 오른 가격이다. 부광약품 주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지부진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9월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7월 2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두 달 동안 부광약품은 9.6%나 빠졌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FOMC가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부광약품 주가는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이 시장에 전해진 지난 22일 이후 부광약품 주가는 7.2% 상승했다.
하지만 부광약품의 주가 변동성은 다른 중소형주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다.
부광약품의 변동성이 크지 않은 이유는 국민연금의 확고한 러브콜 덕이다. 부광약품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은 6월 10일 지분 1.06%를 추가로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부광약품 지분율을 5.04%에서 6.1%로 늘린 것이다.
국민연금이 부광약품에 대해 애착을 보인 것은 높은 연구개발(R&D) 비중과 높은 배당률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매출 수준만 놓고 보면 제약업계에서 중위권 수준에 불과하지만 R&D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3%나 된다. 바이오의약품을 주력으로 하지 않는 제약사 중에서 LG생명과학(1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최근 3년으로 넓혀도 한미약품·종근당과 함께 R&D 투자비율이 높은 제약사로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지난해 8조원에 달하는 기술수출 성과를 일궈낸 한미약품처럼 높은 신약 잠재력을 가진 제약업체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며 "최근 부광약품이 건실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R&D에 올인하고 있다 보니 국민연금이 과거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의 강도 높은 R&D 투자는 과거 R&D에서 한 차례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부광약품은 2006년 야심 차게 토종 B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지만 2009년 근육병증 유발이라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처방액이 급감했던 아픔을 갖고 있다. 현재 부광약품은 표적항암제, 전립선암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와 관련된 R&D를 진행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높은 배당 등 주주친화정책으로도 유명하다. 2013년 3.33%, 2014년 2.56%, 2015년 2.51%를 기록하는 등 시가배당률이 매년 2%가 넘었다. 부광약품 주식에 1만원을 투자한 주주가 배당으로 200원 이상 돌려받았다는 의미다.
제약사들이 대체로 R&D 투자에 많은 자본을 투입하다 보니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현금 배당금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부광약품은 예외다. 2013년과 2014년에는 30여 개 코스피 제약 상장사 중 두 번째로 배당수익률이 높았고, 2015년에도 삼일제약(2.75%) 삼진제약(2.58%)에 이어 세 번째로 배당수익률이 높았다. 특히 지난해 배당성향은 90.75%에 달했다. 당기순이익 중 90.75%에 달하는 현금을 주주에게 나눠준 것이다. 그렇다고 부광약품의 대주주 지분율이 다른 기업보다 유난히 높은 것도 아니다. 창업자인 김동연 회장과 11명의 특수관계인은 26.28%의 부광약품 지분을 갖고 있어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부광약품 관계자는 "올해도 주주친화정책 차원에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현금 배당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OTC(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의약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매출이 작년에 비해 10% 가까이 늘고 영업이익률도 10% 중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