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베트남 펀드로 783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1198억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562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베트남 펀드는 올해 3월 270억원을 시작으로 5월 279억원, 7월 398억원, 8월 502억원 등 자금 유입 규모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순유입된 자금은 2765억원으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자금이 들어온 중국 펀드(1166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베트남 펀드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수년간 지속된 베트남 경제 고성장과 증시 개방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 증시가 과열 조짐을 띠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베트남 증시에 대한 하우스뷰를 '매도(Short)'로 전환했다. 연초 이후 가파른 속도로 주가 상승이 이뤄지면서 주가순이익비율(PER) 기준 증시가 과거 평균치를 크게 상회해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판단에서다.
저유가에 따른 경제 성장 전망치 상향과 외국인 직접 투자로 베트남시장이 부각됐지만 기본적으로 금융사 부실채권이 많고 무역수지 적자 등 대외불균형이 존재해 근본 체질이 개선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투자자가 매수하기엔 베트남 증시 규모가 너무 작다는 점도 부담"이라며 "베트남 시가총액이 2006년 9조원에서 최근 60조원대까지 늘어났지만 여전히 국내 삼성전자 시총의 20~30%밖에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규모가 작은 만큼 변동성이 높아 향후 정책 기대감이 약화되거나
중장기적으로 베트남 동화가 절하되는 추세라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1998년 말 1만3830동이었던 달러당 베트남 동화가치는 2008년 말 1만7380동까지 떨어졌고 현재는 2만2270동 수준으로 절하됐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