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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1만4000원(2.97%) 하락한 45만7000원에 거래를 마쳐 주가가 3거래일째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이날 기록한 한미약품 주가는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을 상대로 신약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고 공시하기 직전(7월 27일, 51만4000원)보다도 8.4% 낮은 수준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이 신약 기술을 반환함에 따라 기존에 기대했던 6억8000만달러 규모의 마일스톤을 모두 받을 수는 없게 됐지만 그래도 한미약품이 총 6500만달러 규모의 계약금과 마일스톤 일부를 손에 넣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주가 하락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증권사들이 제약 대장주인 한미약품 신약 가치 평가를 낮추고 있다는 점이 제약업종 전반에 있어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증권은 한미약품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나머지 4건의 기술 수출 계약에 대한 할인율을 기존 50% 수준에서 70~75%대로 높였다. 가령 기술 수출이 성공할 경우 100억원의 수입이 예상된다면 실패 가능성을 고려해 20억~25억원 수준만 미래 실현가능이익으로 잡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9조~10조원으로 추정됐던 한미약품의 신약가치는 5조680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대비 시가총액이 과도한 코스피 상위 제약주들은 대부분 개발 중인 신약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한 경우가 많다"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신약 가치에 대한 대대적인 할인율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200위권에 포함된 일부 제약주는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 시총 순위 100위권인 영진약품의 시가총액은 2조원이 넘지만 최근 2년간 순이익은 9억원과 33억원에 불과하다. 연간 순이익이 100억원도 안되지만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폐질환 치료제와 초기 투자 단계인 관절질환 치료 신약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크게 부풀려진 것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제시한 미국바이오협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의약품 후보 물질의 임상 1상부터 품목 승인까지의 성공률은 9.6%에 불과하다.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후보 물질이 최종의약품으로 허가받는 확률(49.6%)도 반이 안 된다. 합성신약은 더욱 확률이 낮아 임상 1상에서 최종 승인까지 받는 품목은 50개 중 3개에 그친다.
이에 따라 현재 실적보다는 신약 개발 성공 가능성 등
[용환진 기자 /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