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만기 1조원 육박…회사채 폭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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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별관회의를 거쳐 채권단이 지원하기로 확정한 4조2000억원 규모의 정상화 계획은 향후 연간 수주가 110억~12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한 것이었다.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대우조선은 자체적으로 인력 감축과 설비 매각 등을 통해 1조85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구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수주난이 지속되자 지난 6월 3조45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구계획을 수립해야 했다. 이는 올해 수주가 60억달러 안팎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세운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대우조선 수주는 10억달러에 불과하다.
조선업 구조조정 용역을 맡았던 맥킨지는 대우조선의 부족자금 규모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맥킨지는 2020년에 최대 3조3000억원의 부족자금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대규모 부족자금이 발생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신규 수주 부진과 해양 플랜트 인도 지연 등에 따른 현금흐름 차질이다. 지난 9월 기업어음은 상환돼 연내 회사채·기업어음 상환 부담은 없지만 문제는 내년부터다. 대우조선이 내년에 상환해야 할 회사채만 9400억원에 달한다.
내년 회사채 만기 규모는 4월 4400억원, 7월 3000억원, 11월 2000억원 등이다. 또한 2018년 3월에도 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등 내년부터는 3~4개월 단위로 회사채를 상환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맥킨지는 조선산업 구조조정 보고서 초안에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조선 3사 매출·영업이익 등을 기초로 대우조선 부족자금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보고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2사 체제' 전환을 주문했지만 대우조선과 금융위원회의 강력한 반발로 해당 내용은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달 말 발표할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에는 빅2 재편과 같은 과격한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대신 설비 감축이 더욱 과감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주문이 담길 것이란 진단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 조선업 구조조정 대책에 대우조선의 플로팅 도크를 전량 매각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드라이 도크 2기, 플로팅 도크 5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 5월과 8월에 걸쳐 플로팅 도크 2기를 매각했다. 나머지 플로팅 도크 3기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게 채권단 시각이다. 고정비 절감 효과를 위해서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STX조선해양이나 최근 한진해운 사례처럼 대우조선이 시재금(회사보유현금) 부족으로 내년 11월 안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