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경계심리에 보합권에 머물렀다.
1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4.95포인트(0.24%) 오른 2027.6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6.27포인트 오른 2028.93에 개장한 후 삼성전자의 낙폭이 커지자 하락으로 돌아섰다가 삼성전자가 상승 전환하자 지수도 반등했다.
오는 20일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현재 진행 중인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ECB는 2015년 3월부터 월간 600억유로, 2016년 4월부터는 월간 8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및 회사채 매입(QE)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내년 3월 종료된다.
극단적인 금리 인하 조치로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면서 ECB가 양적완화 연장보다는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양적완화 연장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다소 우려가 줄어든 상황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은 투자심리를 다소 개선시켰다. 옐런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 콘퍼런스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에서 “단기적으로 성장 속도를 올리는 것은 기업이 자본 지출을 더 늘리도록 유도할 수 있다”며 “이는 경제에 미칠 이점을 장기화할 수 있고 미래 성장률도 더 부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발언은 앞으로 몇 달간 매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옐런 의장이 경기 회복을 둔화시키는 요인들을 줄이고, 경제가 더 추진력을 얻게 하려고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는 생각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3분기 어닝 시즌도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LG화학, 19일 우리은행, 20일 KB금융지주와 신한지주, 삼성엔지니어링 등 굵직한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번 실적 시즌은 갤럭시노트7 이슈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크게 후퇴하면서 기대감보다는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 이슈가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나 한국기업들의 향후 실적 우려는 주식시장에 부담이다”라며 “코스피 순이익 중 IT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내외임을 감안하면 이익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해 올해는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할 공산이 크다”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전기가스업, 통신업, 은행 등이 1~2% 올랐고 건설업, 의약품, 음식료품 등은 떨어졌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이 2912억원을 순매수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2437억원, 452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1562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강세를 보였다. 개장 직후 2% 넘게 하락하던 삼성전자는 0.82% 상승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개 상한가를 포함해 315개 종목이 올랐고 487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09포인트(0.77%) 내린 659.83에 마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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