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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본시장에서는 국외 진출과 국외 사업 확대를 원하지만 오랫동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금융사들에 박 회장이 하나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인도 현지법인의 주식형 공모펀드에 올해에만 신규 유입자금이 5000억원을 넘어서며 수탁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 인도 현지법인의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와 '미래에셋인디아오퍼튜니티펀드'로 각각 2600억원, 1500억원이 유입되면서 전체 수탁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는 높은 수익률에 힘입어 현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의 대표 펀드인 '미래에셋이머징블루칩펀드'는 지난 9월 말 기준 3년, 5년 수익률이 각각 203%, 268%다. 또 다른 주식형 펀드 '미래에셋인디아오퍼튜니티펀드'의 수익률은 각각 105%, 158%로 두 펀드 모두 현지에서 동일 유형 내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수익률은 철저한 계급사회인 인도에서 최상류층인 브라만과 크샤트리아 계급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슈퍼리치들이 돈을 맡기자 중상류층 고객들까지 몰려들면서 단기간에 수탁액이 급증했다.
인도 펀드시장은 총 266조원 규모로 2014년 이후 매년 25%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6.25%)가 6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박 회장이 인도시장을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무려 11년 전이다. 2005년부터 인도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자산운용사 인수를 검토하다 2006년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박 회장은 당시 인도로 날아가 인도 금융감독청에 직접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는 열성을 보였다.
이듬해인 2007년 11월 문을 연 현지법인은 이미 인도에 자리 잡고 있던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푸르덴셜, 템플턴, 릴라이언스보다 더 큰 규모인 자본금 500억원으로 출발했다.
박 회장은 철저하게 '현지 맞춤형' 전략을 펼쳤다. 한국 본사에서는 최소한의 직원들만 보내고 대부분 현지 전문가들을 채용했다. 현재 현지법인 대표를 비롯해 직원 83명 중 82명이 인도인으로, 이들이 직접 펀드를 설정하고 운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어 펀드를 판매하기 위해 인도 전역을 돌며 펀드를 홍보했다.
현재는 코탁은행, 마힌드라은행, 씨티은행 등 대부분의 현지 금융사들을 펀드 판매처로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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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은 현재 인도 내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운용사로 남아 글로벌 운용사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다.
특히 외환위기를 이겨낸 한국 자본시장 및 금융회사의 성장 스토리와 노하우는 인도 경제인들과 금융업계의 '롤모델'로 인식될 만큼 관심이 뜨겁다. 인도 최고 대학인 뭄바이대학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 내용을 따로 다룰 정도다. 이 같은 관심이 자연스럽게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높은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국외 진출을
국외법인 수탁액은 8월 말 기준 12조원을 넘어섰고 국외 펀드 비중은 전체 자산 109조원 중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만 5조5000억원 이상 늘어나 성장세가 가속화하는 추세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