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시즌이다. 바늘구멍을 뚫고 취업에 성공한 사회초년생들은 행운아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마냥 들떠있다가는 ‘재테크 미아’가 되기 십상이다.
준비가 덜 된 사회초년생들은 자칫 재테크의 탈을 쓴 ‘검은 손’에 당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원의 마케팅 능력에 낚여 엉뚱한 상품에 가입하기도 하고, 보험영업을 하는 지인의 현란한 말솜씨에 덜컥 계약을 하곤 한다. 심지어 검증되지 않은 유사수신업체나 투자자문업자들에게 속아 거액을 날릴 수도 있다.
재테크에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망설이는 사회초년생들을 위해 매경닷컴이 재테크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3회에 걸쳐 얘기를 듣고자 한다
두번째 주자로 임성기 교보라이프플래닛 상품계리팀장을 만났다. 설계사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가입자 스스로 ‘보험직구’를 지향하는 국내 첫 인터넷전업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에서 선보이는 모든 상품이 임 팀장의 손을 거친다. 임 팀장에게 사회초년생에게 맞는 ‘셀프보험설계’에 대해 물었다.
-보험가입을 결심하기 전 사회초년생들이 지켜야 할 기본원칙이 있다면.
▲보험을 예·적금, 펀드와 등 다른 금융상품보다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부모님 또는 지인의 권유에 의해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주변의 추천이나 권유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보험을 설계하고 가입해야 한다. 본인의 지출계획에서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월 소득의 10% 정도가 적당하다.
-보험셀프설계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본인 스스로 꼭 필요한 보험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꼭 필요한 보험을 스스로 생애설계 해보자.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인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향후 60대 이상까지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보험이 무엇인지 그려보자. 자신이 직장생활을 언제까지 할 것인지, 연금은 언제부터 타는 것이 좋은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보험의 종류조차 제대로 모르는 사회초년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보험을 찾는건 솔직히 무리가 아닌가.
▲보험 초보자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보험용어사전을 제공하는 인터넷보험 사이트들을 참고하면 된다. 꼭 인터넷보험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일종의 교과서로 삼아 공부하기 좋다. 보험은 사고나 질병, 사망 등 위험보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절세혜택까지 제공하고 있어 현명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가입해야 하는 보험상품은 무엇인가.
▲개인의 재정 상황과 가족력, 자동차 보유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우선적으로 실손의료보험과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손보험은 저렴하고 꼭 필요한 보장만 갖춘 단독형과 각종 특약이 추가된 종합형 중 필요에 따라 가입하면 된다. 특히 연 400만원 한도로 최대 16.5%까지 세액공제 되는 연금저축보험은 사회초년생에게 필수 보험이다. 만약 차가 있다면 의무 보험인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필수 아님)에 가입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젊을 때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저렴한 비갱신형 암보험 가입을 추천한다. 훗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다면 가족을 위한 사망보장 상품인 정기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설계사들을 만나보니 사망보장 상품으로 정기보험보다는 종신보험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종신보험에 20대 사회초년생이 섣불리 가입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가장 비싸고 납입기간이 긴 보험 중 하나다. 사회 초년생 때 무턱대고 종신보험에 가입했다가 막상 독립이나 결혼 등으로 목돈이 필요하거나 사정상 납입이 어려워져 중도 해지하게 되면 손해가 크다. 종신보험과 정기보험 상품 모두 사망을 보장하는 상품이지만 종신보험은 평생토록, 정기보험은 정해진 기간 동안만 사망을 보장한다. 이 같은 보장기간의 차이로 정기보험의 보험료는 종신보험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정기보험보다 보장기간이 긴 종신보험이 더 좋은 상품은 아닌지.
▲유가족을 위한 사망 보장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막내 자녀가 독립을 하게 되면 그 필요성이 낮아진다. 또한 불의의 사고로 사망 시 유가족 보호를 위해 가입한 종신보험이 80세 이후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후 무슨 의미가 있을까도 싶다. 때문에 정기보험에 가입하고 줄어드는 보험료를 연금보험에 가입해 사망 보장과 노후 보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이 유리하다. 물론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상속 등의 목적으로 준비하는 경우는 예외다.
-설계사들은 연금보험과 같이 수당이 낮은 저축성보험 판매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들을 대신해 저축성보험에 대해 보다 명확히 설명해달라.
▲저축성보험은 투자 목적과 세제혜택에 따른 상품별 차이가 있다. 보험회사에서 판매하는 저축성보험은 대표적으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연금보험·연금저축보험, 변액연금보험과 목돈마련을 위한 저축보험 등이 있다.
연금보험과 연금저축보험은 노후준비를 위한 개인연금상품으로 세제혜택의 차이가 있다. 직장인들이 많이 가입하는 것은 연금저축보험으로 13월의 월급인 연말정산에서 납입보험료 400만원 한도에서 최대 16.5%(지방소득세 포함)에 대한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연금보험은 10년이상 유지 시 보험 차익에 대해서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또 보험 상품에 ‘변액’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이익을 배분하는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이라고 판단하면 된다. 변액보험 역시 보험소비자가 납입한 보험료 중 사업비와 위험보장을 위한 보험료 일부를 제외하고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인 상품으로 펀드와 유사한 금융상품이다. 일반보험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대신 운용되는 자산의 위험부담이 커 해당 상품 가입자가 책임져야 한다. 다만 운영수수료, 보증비용 등 상품 구조가 복잡하며 주식시장 등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므로 보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각 회사 상품마다 사업비의 차이도 있으니 꼭 비교를 통해 가성비를 따진 후 가입해야 한다.
저축보험은 목돈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으로 10년 유지 시 비과세혜택이 있는 상품으로 복리로 운영되며 개인의 자산증식을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다. 보험료 원금에서 사업비를 차감하지 않아 해지해도 100% 원금이 보장되는 ‘경과이자 비례방식’의 저축보험들이 속속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은행 적금보다 높은 이율 적용과 10년 이상 비과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사회초년생들이 장기저축 상품으로 추천할 수 있는 상품이다.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설계사들한테 바로 거절 의사를 밝히기는 사실 쉽지 않다
▲그 자리에서 바로 가입하지 않고 비교하고 가입하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보험리모델링을 하는 다른 설계사가 찾아와서 자신의 보험증권을 분석하면 기존 상품은 최악의 상품이 되기도 한다. 이럴 때일수록 증권을 꼼꼼하게 읽고 보험은 비슷한 보험끼리 가성비를 비교해야 한다.
-가성비를 비교하는 방법은.
▲먼저 원하는 보장내역(진단금 등)을 맞추고 보험료를 비교하면 된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활용하면 보험의 가성비를 비교하기 쉽다.
-본인이 월급이 200만원인 사회초년생이고 아직 가입한 보험이 없다면 어떤 상품을 선택할 것인가.
▲연소득의 10%인 20만원을 기준으로 단독형 실손보험 2만원, 연금저축 15만원,암보험 3만원으로 기본적인 보험에 먼저 가입할 것이다. 이후 비정기적 상여금이나 보너스 발생 시 연금저축 추가납입을 통해 연 400만원 한도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초년생들이 보험가입시 주의할 점을 조언한다면.
▲보험은 이자율 이외에 사망률 등 위험률이 반영되므로 젊었을 때 가입할수록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주택구입, 결혼준비 등 종잣돈이 많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과도하게 보험가입에 욕심을 내지 말 것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지인의 권유에 의해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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