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유학중개업체인 유학닷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통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유학닷컴이 지난 8월부터 자금난을 이유로 수백명의 학생들에게 미리 받은 학비를 송금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법정관리까지 신청함으로써 유학생들이 자칫 ‘국제미아’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커지고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최소 3~4개월간 자산거래가 동결돼 회생·매각절차가 마무리될때까지 유학생들이 유학닷컴으로부터 학비를 돌려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27일 학원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유학닷컴은 이달 20일 채무과다를 이유로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특히 유학닷컴이 재판부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내년초까지 경영권을 매각해 기존 채무를 상환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유학닷컴의 자산은 88억원, 부채는 68억원이다.
이 같은 유학닷컴의 경영권 매각 작업은 유학생 과 학부모들이 전혀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일경제로부터 소식을 들은 학부모들은 ‘우리가 지불한 수업료마저 떼이는게 아니냐’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업회생절차시 해당 업체의 자산 및 재산 관계가 동결되기에 유학생들이 유학닷컴측에 이미 지불한 학비 및 생활비도 최소한 수개월간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법원은 지난 25일 기업회생절차의 사전단계인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유학닷컴의 자산에 대한 가압류·가처분 및 강제경매 등을 금지한 바 있다.
현재 유학닷컴측의 송금체납으로 수업료가 밀린 유학생은 200여명, 피해규모는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정위기에 몰린 나머지 올해 8월께부터 유학생들에게 받은 돈을 현지업체에 송금하지 않고 있다.
이미 몇몇 학생들은 현지 교육기관으로부터 수업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퇴거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 체류중인 20대 유학생 A씨는 “유학닷컴의 소개에 따라 올해 6월경부터 수업을 듣다가 최근 수업료가 미납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면서 “입학수속을 도운 상담원과 해당 유학닷컴 지점 모두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피해자 중 약 20여명은 이달 초 서울 종로경찰서에 유학닷컴 대표인 이모씨를 상대로 ‘수업료를 가로채 돌려주지 않는다’며 형법상 사기 및 횡령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또다른 10여명의 피해자들은 대형로펌과 법률사무소과 상담하고 형사·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경제신문은 유학닷컴의 공식입장을 듣기 위해 종로 본점과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고 홈페이지도 지난 27일 이후 접속이 안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계 캐나다 교육업체인 로열리스트 그룹이 지난 2014년 유학닷컴을 사들인 이후 경영이 악화되자 유학생들의 수업료로 회사 빚을 돌려막다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학닷컴은 지난 2012년 매출액 115억원에 순이익 31억원을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매출액은 38억원에 그쳤고 34억원의 순
한편 유학닷컴은 전국 9곳의 센터와 10여곳의 해외지사를 두고 미국·캐나다·영국 등에 연평균 3000여명의 학생들의 어학연수를 중개해온 대형 유학업체다.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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