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면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3일 매일경제와 전화 통화하면서 "이론적으로 연말까지 국내 주식에 최대 108조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면서 "전술적 차원에서 최근 시장 상황과 자금 수급을 두루 감안해 투자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본부장은 "우선 다음주까지 새로운 위탁운용사를 선정해 이달 중 1조원 규모 자금을 집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자산배분 비중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해 6월 확정한 '2016년도 기금운용계획안'에서 2016년 말 기준 전체 자산 중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20%로 결정했다.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543조원으로 이 가운데 20%인 108조6000억원까지 국내 주식에 투자가 가능하다. 10월 말까지 실제 투자금액은 100조원 규모로 아직 8조원가량 추가 자금 집행 여력이 있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추가 자금 집행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외국인이 빠진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당장 집행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투자 확대를 검토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 들어 3일 장 마감 기준 1668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들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월평균 1조원씩 누적 10조원 이상 국내 주식을 사들이면서 시장 상승세를 주도했던 것을 감안하면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외국인은 특히 현물시장보다도 선물시장에서 최근 3거래일 동안 2조원 넘게 순매도하고 있어 수급 측면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크게 자극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오는 11일 △중소형주 △가치주 △액티브퀀트 등 3가지 유형의 위탁운용사를 선정하고 이달 중 1조원 규모 자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국민연금이 최대 8조원 규모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확정된 1조원 규모 위탁운용 자금 집행과 달리 몇 배나 더 큰 규모의 자금 집행이 결정되면 시장 수급에 보다 확실한 지지대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전략적으로 결정돼 있는 자산배분 목표 비중에서 실제 투자금액은 2~3% 정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내 추가 집행 가능한 8조원 규모 자금은 올해 실제 집행 규모를 뛰어넘는다. 국민연금이 올 들어 투자한 주식투자 규모는 약 5조원. 올해 국내 주식투자 잔액은 최대 108조원까지 가능하다. 여기서 3% 정도를 빼면 실제 105조원까지는 늘릴 수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해 국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윤지
[최재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