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66)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정치권에서 표와 연계된 복지예산 비중을 늘리면서 SOC 분야 투자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1조달러 SOC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워 주목받는 가운데 한국도 SOC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내년부터 건설 투자가 감소하는 만큼 정부가 SOC 확장을 본격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지하철은 권 회장이 꼽은 SOC 사업 중 하나다. 강남권은 지하철망이 잘 발달해 있지만 강북은 도로망이 열악해 아직 확충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그는 "SOC 사업 예산의 95%가 토지 수용 등의 보상금액으로 사용되고 공사금액은 5~6% 수준에 머문다"면서 "정부가 친건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회장은 한국 경제에서 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미래가 밝지 않은 만큼 건설업계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설업은 망하면 빈 책상과 먼지밖에 남는 게 없다"며 "한국 건설업계가 살아남기 위해 호황기에 불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무엇보다 건설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역설했다. '사업다각화'가 권 회장이 생각하는 건설 생태계와 닮았다.
아이에스동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이뤘다. 1989년 일신건설산업을 설립한 권 회장은 2008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자재 시장의 강자 동서산업(콘크리트파일·타일·도기)을 인수한 데 이어 삼홍테크(비데), 한국렌탈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권 회장은 "하나의 큰 신뢰를 받자는 뜻에서 '일신(一 信)'이라고 지었고 주택뿐 아니라 다른 사업에도 진출하자는 뜻에서 '산업'을 사명에 넣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본체인 건설업을 그만둘 수는 없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다 착안한 것이 사업다각화였다"고 말했다.
착공 때 콘크리트 제품을 제공하고 분양 이후엔 타일, 위생도기, 비데 등을 공급해 건설과 건자재 부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43위를 기록했다.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곱절로 늘어 1조
권 회장은 중견 건설회사도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글로벌 대형 건설업체 위주의 발전소, 정제공장 수주는 중견사들 참여가 쉽지 않겠지만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외교관 대상 타운하우스 건설에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사진 = 한주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