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불안 재계 충격 / 상장사 올 3분기 매출 9%↓· 영업익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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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저금리와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맞고 있다.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면서 흑자를 내는 '불황형 흑자' 구조로 고착화하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12월 결산 상장기업 1366곳을 대상으로 올 3분기 실적을 전수조사한 결과 올 3분기 총 매출 475조1974억원, 총 영업이익 38조896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동일 기업 대상 총 매출 521조8735억원, 총 영업이익 34조1381억원 대비 매출은 8.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9% 늘어난 결과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마찬가지로 성장 대신 생존에 치중한 기업들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기업들의 비용절감 노력과 원자재 가격 하락에 힘입어 상장사 영업이익은 늘고 있지만 외형성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가 올 것"이라며 "당분간 매출과 이익이 함께 증가하는 상황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업종별로 보면 6개 업종 매출이 지난해 3분기 대비 증가한 반면 11개 업종은 감소했다. 현대차 부진 여파에 운수장비업종 매출액이 11% 감소했고 전기·전자업종(-8%)도 부진했다. 건설업 매출은 소폭(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나 급증하는 불황형 흑자 기조의 전형을 나타냈다.
매출 상위 10개 기업 중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기아차 등 7개 대기업의 매출이 하락했다.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된 금융업종을 제외하면 제조업 기반 상장사들의 매출액 감소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기업들의 매출액이 더 적게 나왔다는 점은 문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쇼크를 감안하고 있었지만 이보다 못한 실적"이라며 "기업 영업이익 증가는 비용이 줄어든 현상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4분기 실적 역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대기업 수출 부진이 쉽사리 반전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인 남미 등 신흥국가 역시 보호무역주의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실적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최순실 사태' 등 국내 정정 불안으로 인해 기업 투자 활동이 위축되며 매출 부진은 이어지는 반면 투자 축소 등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 구조가 고착화할 가능성을 시장은 염려하고 있다.
국내 시장금리 역시 반등 기조를 지속하며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고채 금리 급등으로 인해 기업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차입 비용이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용준 센터장은 "기업들이 최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던 것은 시장금리가 하락한 요인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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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종원 기자 / 이용건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