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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내놓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 보고서는 투자자가 종목을 고르는 데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20일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이 3분기 컨센서스를 발표한 256개 코스피·코스닥 기업들의 최종 전망치와 실적 간 괴리율을 조사한 결과 60.2%(154개)가 최소 10% 이상 실적 차이를 보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게임빌은 3분기 영업이익 21억원이 예상됐지만 실제 성적표는 1719만원에 불과해 간극이 무려 99.2%나 됐다. 영업이익 28억원이 예상된 성광벤드도 99% 하락한 2428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스닥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애널리스트가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도 괴리율 문제는 존재했다. OCI의 실적 괴리율은 -94.1%다. NHN엔터테인먼트(-75.1%), 신세계인터내셔날(-74.6%), 현대로템(-72.1%)도 시장 전망과 크게 어긋났다.
S-Oil(-57.9%), LG상사(-55.2%), 금호석유(-54.4%), 삼성전기(-50.4%) 등은 영업이익 추정치의 절반도 못 미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흑자를 예상했던 한진중공업, 쌍용차 등은 분기 영업이익이 적자였다.
반면 시장에서 너무 보수적으로 평가한 결과 실제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는 사례도 있다.
게임업체인 위메이드(코스닥)는 시장 컨센서스가 2억5500만원이었지만 실제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며 괴리율이 무려 1460%를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51억원이었지만 실제 126% 많은 5143억원의 실적을 냈다. 금융주들도 시장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낸 사례가 많았다. 한국금융지주(51.2%), 하나금융지주(40.3%), KB금융(16.1%) 등이 실적 괴리율을 보였다.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거론돼 왔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최근 증권사 사장단과의 회의에서 "투자자들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신뢰성 있는 투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애널리스트 간 관계가 부정확한 정보의 중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애널리스트로서는 본인이 다루는 기업들에 '을(乙)'이 된다"며 " '갑(甲)'의 눈치를 보며 핑크빛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애널리스트 B씨는 "공시 제도가 강화되면서 현장 조사를 나가더라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애널리스트 능력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