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비(非)금융출자회사인 중소·벤처기업 79곳의 주식 패키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6곳의 입찰참가자 중 연합자산관리(유암코·UAMCO)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유암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시중은행들의 출자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부실 기업 투자·관리 전문회사)인데 실질적인 주식 패키지 인수 주체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다. 기업재무안정 PEF는 산업은행에 몰리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맡을 민간 구조조정 전문회사를 활성화하기 위해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과 유암코 주주 은행들이 만든 PEF다.
하지만 이 PEF의 설립근거를 규정한 자본시장법의 특례조항이 이달 13일 일몰됐다. 기업재무안정 PEF를 상시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최순실발 국정 파행으로 국회 논의가 지연된 상태다.
기업재무안정 PEF뿐 아니라 별도의 민간 공동 GP(무한책임투자자)도 지분 인수에 참여한다.
본계약 체결 이전에 자본시장법 개정이 완료되면 인수주체가 유암코에서 기업재무안정 PEF와 또다른 민간 공동 GP로 바뀐다. 법 개정이 본계약 체결 이후로 지연되면 일단 유암코가 해당 지분들을 사들인 후 기업재무안정 PEF와 민간 GP에 되팔 예정이다. 민간 GP가 중소·벤처 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운용을 주도하고 유암코가 사실상 지휘하는 기업재무안정 PEF가 가세하는 방식이다.
유암코가 본계약을 거쳐 사들일 산업은행 출자회사 주식들은 대부분 10% 미만의 소수지분이다. 산업은행과 유암코는 정확한 계약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개별 회사별로 보면 일부는 장부가를 현저히 밑도는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패키지 매각으로 ‘장부가 도그마’에서 벌어날 수 있었다”며 “제조업 중심 부실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기업재무안정 PEF는 중소·벤처 기업 소수지분으로 경험의 외연을 넓히는 새로운 실험에 나서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7월 이후 대우조선해양 부실관리로 비금융 출자회사 과다보유와 관리소홀이 도마 위에 오르자 같은 해 11월 132개 비금융 자회사·출자회사로 조속히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바 있다. 산업은행은 이후 출자전환기업 5곳과 중소벤처
[정석우 기자 / 배미정 기자 / 유태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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