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증권사 리스크 선제대응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사진)이 내년 2분기 출범할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대한 투자위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미국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비한 선제적인 위험 관리도 국내 증권사들에 주문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열고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 불가피하다"며 "리스크 요인에 대해 집중적으로 관리·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리 상승에 따른 보유 채권 손실 위험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주가연계증권(ELS) 쏠림 현상을 증권사들이 중점 관리해야 할 핵심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진 원장은 "특히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을 때 부동산 PF가 부실화돼 우발채무가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며 "헤지포지션 조정이나 듀레이션 관리를 통해 선제적인 위험 관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내년 출범할 초대형 IB와 관련해서 기업금융계좌, 종합투자계좌(IMA) 같은 신규 자금조달 수단으로 자금 쏠림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초대형 IB가 수행할 기업금융 업무의 적정성과 리스크 관리 체계·내부통제시스템도 점검할 예정이다.
진 원장은 "ELS는 전체적인 증가 추세가 다소 둔화됐지만 유로스톡스50 지수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며 "자체 헤지 규모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운영상 미비한 점이 없는지 체크해달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증권사의 수수료 체계도 전면 점검할 예정이다. 진 원장은 "저금리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 체감도가 커지고 있다"며 "신용공여이자율, 금융상품 판매보수, 중도상환 수수료 구조가 타당한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에 대한 성과보수 체계를 개선해달라고 주문했다. 진 원장은 "상당수 증권사가 애널리스트 성과 평가를 영업부서 실적과 연동시켜 리서치의 객관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증권사 보수위원회 심의대상에 애널리스트를 포함시키도록 해 애널리스트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상장사 100여 곳이 지난해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제재를 받을 전망이다. 감사 전 재무제표 제출 제도는 2014년 도입됐는데 1년간 제재가 유예됐다. 최종 제재는 오는 7일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확정된다.
[배미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