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M ◆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예정된 현대시멘트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후보들 간 눈치작전이 치열한 모습이다.
우선 전략적 투자자(SI)인 기존 시멘트사들의 참여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륙사인 현대시멘트와 결합했을 때 가장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쌍용양회, 동양시멘트, 한라시멘트 등 해안과 가까운 생산거점을 갖고 있는 회사들의 참여 여부가 인수전의 흥행을 가를 전망이다.
일단 시장전문가들은 올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은 쌍용양회와 글랜우드-베어링PEA 컨소시엄이 인수한 한라시멘트의 예비입찰 참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한라시멘트는 인수전 참여 시 PEF가 아닌 한라시멘트 차원에서 입찰에 나설 계획이다.
이들 업체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현대시멘트 인수 때 시너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면서 "다만 경쟁이 치열해 몸값이 예상보다 치솟을 경우 중도 이탈 후보들이 적잖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동양시멘트의 새 주인이 된 삼표의 경우 자체 자금이 넉넉지 않아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유암코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손잡고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PEF 등 FI들의 참여 여부도 관심사다. 일단 유암코의 현대시멘트 인수전 참여는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이성규 유암코 대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인수 의지를 밝혀왔다. 유암코 관계자는 "일단 예비입찰에 참여해 본입찰에 참여할지를 심사숙고할 방침"이라며 "아직 손잡을 SI를 정하지는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IMM PE를 비롯한 국내 주요 PEF 운용사들도 인수전 참여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IMM PE 관계자는 "일단 주초까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며 "다만 무리한 가격에 인수할 계획은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건설경기 부진 등 업황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매각 측 관계자는 "앞서 매각된 쌍용시멘트를 비롯한 동종 업계 M&A에도 처음부터 3~4개 회사만 참여해 진성 후보 2곳 정도가 막판까지 경쟁을 펼쳐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만큼 이번 인수전 흥행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시멘트는 시장 점유율이 10% 안팎으로 업계 6위권 수준이다. 하지만 국내 시멘트 시장이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한일시멘트, 동양시멘트, 성신양회, 아세아시멘트, 현대시멘트 등 상위 7개사가 전체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하고 있어 현대시멘트의 인수 향배에 따라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전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특히 지난해부터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등 주요 업체들이 줄줄이 매각되면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대어란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KDB산업은행 등 현대시멘트 채권단은 현대시멘트가 지급보증을 선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문제가 해결돼 채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자 현대시멘트를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상은 채권단 보유 현대시멘트 지분 84.56%로 2만6000원대인 현 주가 대비 시장 가치는 3500억원대 수준이다. 하지만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등 최근 M&A로 거래된 경쟁 업체들과 비교 시 매각가가 6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현대시멘트는 3631억원의 매출
직전 해보다 각각 11.5%, 8.2% 증가한 규모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매출액 2757억원, 영업이익 393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현대시멘트 매각 작업은 산업은행 M&A실, 하나금융투자 M&A실, 삼일PwC 등이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강두순 기자 / 전경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