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에서 부정선거·비자금·분식회계 등 부정적인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가 하루빨리 구태의연한 모습을 버리고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중견 종합건설사를 회원으로 둔 대한건설협회는 오는 29일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혼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유주현 후보를 지지하는 김영구 전남지회 회장은 지난달 권혁운 후보를 위해 추천서를 써준 전남지회 소속 대의원 2명을 물러나게 하고 최근 유 후보를 지지하는 새 대의원 2명을 앉혔다.
또 김 회장은 이들 2명의 대의원이 사퇴하기 전에 유 후보를 중복 추천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의 대의원이 2명 이상 중복 추천하면 해당 추천은 모두 무효가 되도록 규정한 협회 선거관리규정을 이용해 권 후보에 대한 추천서 효력을 무효로 만든 것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유 후보와 권 후보가 서로 엇비슷하게 각각 60여명의 추천을 받아 후보등록을 마쳤다”며 “추천서를 써준 대의원들이 대부분 선거에서 같은 후보에게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김 회장이 2명의 대의원을 교체한 것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 전문건설업체를 회원으로 둔 대한전문건설협회는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최근 전문건설협회의 7억원 대 비자금 조성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2일 중앙회 회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비자금 조성이 각종 사업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비정상적 회계처리와 고위 임원들의 지시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또 전문건설협회는 지난 6일 있었던 제32회 정기총회에서 중앙회 회장 임기를 4년 단임에서 3년 중임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관 일부 변경안’을 거수 표결 방식으로 통과시키려 해 빈축을 샀다. 결국 이에 반발한 대의원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면서 의결정족수를 충족시키지 못해 부결됐다. 한 협회회원은 “초등학생도 무기명 투표를 하는데 북한도 아닌 협회에서 거수 투표를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분식회계 혐의도 건설업계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대우건설의 지난 3분기 보고서에 대해 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은 “회계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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