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지펀드 도입 5년…설정액 1년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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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도입 5주년을 맞는 헤지펀드가 올 들어 시장 규모가 2배로 커지면서 '중위험·중수익' 대표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내년에는 미국 금리 인상과 연이은 글로벌 정치 이벤트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더욱 각광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신규 상장 공모주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성과가 돋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를 잘만 고르면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투자위험은 낮추면서도 연 10~20%가량 높은 '대박' 성과도 기대해볼 만하다.
반면 작년까지 국내 헤지펀드들이 주로 사용했던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수하고(롱), 하락 예상 종목을 공매도(숏)하는 '롱숏' 전략 헤지펀드는 올해 성과가 대부분 저조했다. 헤지펀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셈이다.
14일 매일경제신문이 지난 12일 기준 국내 설정된 240개 헤지펀드의 연초 이후 투자 성과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개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기준)의 평균 수익률은 13.4%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절반은 IPO 투자를 주요 전략으로 활용했다. '웰스 공모주'(23.3%), '제이씨에셋공모주'(15.2%), '파인밸류IPO플러스'(10.9%), '인벡스공모주'(9.8%), '보고알파플러스공모주'(8.5%) 등 펀드가 IPO 전략을 활용해 올해 10% 안팎의 수익을 기록했다.
IPO 전략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파인밸류자산운용'이다. 올해초 투자자문사에서 헤지펀드 전문운용사로 전환한 파인밸류는 1월 21일 가장 먼저 IPO 전략으로 특화된 '파인밸류IPO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본점영업부 PB팀장은 "워낙 조용하게 운용하는 곳이어서 시장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공모주 투자에 특화됐고 전환사채(CB)와 같은 메자닌 투자도 병행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8월 말 IPO 전략 헤지펀드를 처음 출시한 인벡스자산운용은 불과 100일 만에 1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인벡스운용 관계자는 "지난 7월 사드 배치 논란으로 중국 관련주의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커진 상황에서 GRT(광학필름), 오가닉티코스메틱(아동용 화장품), 골든센츄리(농기계용 휠) 등 중국 공모주에 집중 투자해 좋은 수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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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헤지펀드 전체 규모는 지난 12일 기준 6조7085억원으로 작년 말 3조3945억원에 비해 2배 규모로 커졌다. 펀드 숫자도 작년 말 41개에서 현재 240개로 6배 늘었다. 헤지펀드가 국내 처음 도입된 2011년 말 설정액(2369억원)과 비교하면 5년 사이 30배 가까이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다.
최근 삼성물산 합병 논란으로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내년에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를 눈여겨볼 만하다는 지적이다.
김임권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계기로 내년부터 큰 규모의 행동주의 펀드들이 본격적으로 설정돼 투자
■ <용어 설명>
▷ 헤지펀드 : 주식·채권·외환·원자재 등 자산을 대상으로 롱숏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 2011년 12월 첫선을 보인 한국형 헤지펀드는 레버리지(차입) 비율을 최대 400%로 제한한 게 특징이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