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림산업 이란서 2.3조원 플랜트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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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급감하는 추세였다. 2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 수주액(12월 28일 기준)은 28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61억달러)보다 39% 감소했다. 2014년 수주액(660억 달러)과 비교하면 57%나 줄어들었다. 특히 10년 전인 2006년 수주액 165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이 국제사회의 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국내외 건설사 중에서 가장 먼저 수주에 성공했다는 부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대림산업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할 경우 국내 다른 업체들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이란 진출도 그만큼 쉬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건설사들의 기존 주력시장인 중동지역이 유가하락으로 대규모 건설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 이란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우리 건설업체들이 올해 중동에서 벌어들인 수주액은 106억달러로 작년(165억달러)보다 35%나 줄어들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란은 제재 기간 노후한 인프라에 대해서 유지보수를 하지 못해 생산력과 효율성이 크게 떨어져 있다"며 "항만, 철도, 발전소, 가스 정유 플랜트 분야에서 다양한 발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다양한 공사를 수행하면서 이미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진출 물꼬만 터진다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림산업이 설계·시공뿐만 아니라 금융조달까지 책임지는 형태로 이번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림산업은 이란 이스파한 정유공장 개선공사의 금융조달과 관련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에서 파이낸싱을 제공받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내년 초까지 이란 측과 금융협상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등에 진출할 때는 단순 설계와 시공만 맡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건설공사 전체에 대한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고백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금융조달부터 시공까지 공사 전체를 담당하면 하도급업체 선정, 기자재 조달 등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기술력 있는 국내 자재업체나 하도급업체의 해외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무엇보다도 신뢰를 구축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림산업은 1962년 이란과 수교 이후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현지에서 건설 사업을 시작했다.
1975년 5월 이란 이스파한의 군용시설
[손동우 기자 /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