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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증자는 통상 기업, 주주,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무상증자는 쉽게 말하면 주식을 기존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다. 회사가 벌어놓은 잉여금을 바탕으로 자본금을 늘리고, 그만큼 새로 주식을 발행해 주주에게 연말 보너스식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통상 투자자들은 회사의 이익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기는 행위에 대해 투자한 회사에 쌓아 놓은 돈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무상증자 결정이 증시에 전해지면 해당 회사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고 연말에 이 같은 결정을 한 기업의 다음해 전망도 우호적인 경우가 많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에서 이 같은 무상증자 소식이 많이 전해진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유한양행은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0.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는 2017년 1월 20일 주주들에게 교부되고, 교부된 신주는 같은 달 23일 상장될 예정이다. 유한양행의 무증 결정은 증시에 상징적 의미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업체는 1962년 11월 상장 이후 40년 넘게 꾸준히 무증을 실시하다가 2010년 이후 경영상 이유로 이를 중단했다. 당시 정부가 약값 인하를 단행하자 회사 이익이 줄면서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투자자들은 유한양행이 6년 만에 무상증자를 재개한 데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회사는 수십 년간 고배당 정책의 일환으로 무증을 원칙으로 해왔고 올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를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제약업계의 보령제약, JW중외제약도 이달 들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보령제약은 2009년 최초로 무증을 실시한 이래로 8년째, JW중외제약은 2007년부터 10년째 무증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무상증자가 곧바로 주가 상승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적이 개선되고 이를 통해 이익이 남아 무상증자로 이어져야 호재로 작용한다. 무상증자를 통해 기업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무상증자 후 오히려 주가가 빠지는 경우도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무상증자를 발표한 상장사 34개사 중 첫 공시날 이후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19개(56%)로 절반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25일 주당 1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한 아이티센은 증자 결정 당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권리락 이후 수정주가는 올 10월까지 35%나 하락했다. 권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상증자, 액면분할 등은 산술적으론 가치 변동 요인이 없기 때문에 이를 무조건적 호재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업 실적을 면밀히 검토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