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분석 / 현대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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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기관투자가도 현대건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1년간(2016년 1월 3일~2017년 1월 3일) 외국인은 현대건설을 2504억원 순매수 중이고, 기관투자가도 25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매수세가 집중돼 이 기간 연기금의 순매수 금액은 142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는 현대건설은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에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런 자신감은 국내 신규 공사와 그동안 지연됐던 프로젝트가 지난해부터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데서 비롯됐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건설 전체 매출의 54%가 해외 공사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각종 저가 수주로 출혈 경쟁에 나섰고 이는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현대건설도 예외는 아니었지만 최근 해외 물량 부담에서 벗어나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사실상 취소된 것으로 평가됐던 해외 공사가 지난해부터 본격 재개되면서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장기 미착공 공사였던 15억달러 규모 러시아 비료플랜트 공사를 올 1분기 내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죽은 계약'으로 불렸던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GTL·5억달러)도 지난해 말부터 설계 작업에 들어가 올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다. 베네수엘라 정유공장 공사(30억달러)는 현재 75%의 공정으로 공사 진척에 따른 대금을 받고 있다. 에콰도르 퍼시픽 정유공장(40억달러)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GTL과 에콰도르 정유공장은 해외 원유·가스 사업 착공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 그동안 저유가 여파로 중동 발주처가 공사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일이 잦았는데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관련 프로젝트가 재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가 발목을 잡아왔던 미청구공사 잔액(공사는 진행했으나 청구하지 못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통상 이 잔액의 절반이 해외 플랜트 분야에서 발생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말 5조1011억원이었던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 잔액은 작년 9월 말 현재 3조6089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사업은 안정적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올 상반기 중에 2조5000억원 규모 서울 삼성동 현대차사옥 착공을 앞두고 있고, 자체 주택공급 확대, 민자 SOC(사회간접자본) 진출로 건축·주택·토목 모든 분야에서 매출이 발생한다.
작년 건설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1조원이 예상되는 현대건설은 올해도 연간 1조1386억원(증권사 예상치 평균)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작년 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8% 성장이 예상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매출이 올해 성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제한 후 "주택 매출은 별도 기준 작년 2조8000억원에서 올해 3조6000억원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주가 수준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현대건설 주가수익비율(PER)은 8.3배로 현대산업개발(11.1배)이나 대림산업(12.3배) 보다 낮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로 주가가 청산가치보다도 낮다.
현금성 자산도 증가세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9개사의 작년 3분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