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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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남권 신영자산운용 CIO(부사장)은 올해 국내 주식시장이 그동안 자기자본 대비 저평가된 주가수준과 높아진 배당수익률 등 긍정적인 요인들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일단 올해 대내외 환경은 좋지 않다. 글로벌 경기는 미국이 견조한 경기 확장 국면을 지속하는 반면 유럽·중국 등 여타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부사장은 "미국은 타이트한 고용시장 상황 속에 임금도 상승하면서 가처분 소득이 증가하고 있고 주식시장 강세로 부의 효과를 통한 소비 증가도 예상된다"며 "연준이 전망하고 있는 바와 같이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해에 비해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럽은 교역량 감소와 함께 각국 선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중국은 트럼프 보호무역 정책의 타격 등으로 성장률 둔화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기도 구조적인 소비 정체가 지속되면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허 부사장은 "가계부채가 사상최대 수준으로 늘어나 있고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건설투자 둔화도 우려돼 소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 경기 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정치적 불안이 얼마나 빨리 해소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허 부사장이 코스피의 긍정적 변화를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상장기업들의 자기자본 가치가 시가총액을,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를 웃돌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허 부사장은 "지난 2011년 주식시장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루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은 부진한 경기 탓도 있었지만 주식시장이 기업들의 가치나 배당 측면에 비해 그리 저평가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난해를 지나면서 의미 있는 변화가 진행돼 이제 주식시장은 충분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첫번째 변화는 기업들의 자기자본 가치가 시가총액을 웃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적자를 내지 않는 한 배당을 하고 남은 이익은 자기자본에 쌓이게 된다. 매년 기업들의 자기자본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 작년 말을 기준으로 보면 코스피 2000포인트 수준에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기업들의 자기자본 가치를 밑도는 국면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허 부사장은 "올해 말이 되면 코스피로 환산한 상장기업들의 자기자본 가치는 보수적인 관점에서도 2200포인트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번째 변화는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를 웃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 동안 금리는 하락한 반면 기업들의 배당은 점차 증가해 왔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상장기업들의 시가배당수익률이 시중금리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예상 배당수익률은 1.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허 부사장은 "앞으로도 주요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의 배당 요구 등으로 기업 배당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과거 많은 기업들이 배당에 대해 인색한 태도를 보였으나 지배구조가 투명해지고 주주의 권리가 강해지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 부사장은 투자전략 측면에서 경기민감업종과 수출업종의 상대적인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이들 업종의 주가가 바닥권에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저평가 영역이라고 판단한다"며 "반면 내수업종·중소형 성장주들은 올해의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평가 영역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올해 국채 채권시장은 시장변동성 속에 악화된 경기 지표를 확인하는 하반기 1회 정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 부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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