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는 연내 박스권에서 탈출한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올해 주식시장에 대해 한목소리로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기업 이익이 늘고 있어 코스피가 6년 만에 박스권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이다.
유가증권시장 소속 기업들의 이익 개선 추세는 사실 지난해 시작됐다. 그동안 70조~80조원 사이에서 정체됐던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95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했다.
최 부회장은 "2011년 이후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심지어 인도네시아·베트남 같은 동남아 주식시장까지 꾸준히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며 "코스피 상장사의 이익 성장률을 보면 올해는 박스권 탈출이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유 사장도 "올해 상장사 이익이 10%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인 지배구조 이슈까지 해결되면 코스피는 박스권을 뚫고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근본적인 이유가 기업 이익이 정체돼 있었기 때문인데, 올 들어서는 이 부분이 해소되면서 증시가 살아날 것이라는 얘기다. 유 사장은 특히 "박스권 탈피가 현실화하려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수요가 지금보다 많아져야 한다"며 "퇴직연금과 같은 연금들이 투자할 수 있게끔 제약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환율과 같은 외부 변수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보다는 국내 기관들의 참여가 늘어야 견고한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사장도 "2013년 이후 코스피 상장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9% 수준으로 20%씩 기록한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았다"며 "미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올 상반기 중 박스권 탈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이 성장하려면 배당을 늘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업들의 이익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권 사장의 설명이다.
최 부회장은 "올해는 주식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며 "많은 사람이 넓은 평형의 아파트로 이사가는 데만 신경 쓰는데, 이제는 집을 줄이고 주식 투자를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대비해 향후 미래에셋대우는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을 보다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다.
투자 위험이 우려된다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했다. 권 사장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안정적 수익 창출이 목표"라며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이 하는 자산관리 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틈새상품으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이 분야에 공을 들여온 키움증권은 지난해 12월 증권사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펀드 상품을 출시한 바
유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선진국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비과세 해외투자 펀드를 가장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았다. 비과세 해외투자 펀드는 주식 매매차익과 환차익이 비과세 대상이어서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서 절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예경 기자 / 송광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