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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KT&G 주가는 전일 대비 1600원(1.60%) 하락한 9만81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7월 1일 13만9500원이던 주가가 6개월여 만에 급락한 셈이다. 이 기간 기관은 1800억원어치, 외국인은 15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KT&G의 주가 하락 배경은 다양하다. 먼저 기업가치 이상으로 주가가 높았다는 분석이다. KT&G 주가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건 2015년 1월이다. 7만원대 후반이던 주가가 1년 반 만인 지난해 7월 초 13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가격 인상이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와 달리 담배 판매량이 크게 줄지 않으면서 KT&G의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KT&G의 순이익은 2013년 5700억원에서 담뱃값 인상이 시행된 2015년 1조360억원으로 2년 만에 2배 가까이 급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5% 증가했다. KT&G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같은 수익성 제고 정책을 시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액 증가율(9.1%)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향상된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회사 측은 여전히 담뱃값 인상 전후의 수익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길 꺼리지만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요인은 담뱃값 인상에 따른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기업가치가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5년 이후 KT&G의 실적 성장세는 미미하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4800억원에서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추정치 대비 비슷하거나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담뱃세 인상 전 미리 반출한 제품에 소매점 인도 때 인상 후 가격을 반영해 이득을 챙긴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도 악재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이슈가 됐던 KT&G의 부당 이득과 관련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근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KT&G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담뱃세가 오르기 전인 2014년 9월 유통망에 미리 반출한 담배 2억여 갑의 소매점 인도 가격을 83% 인상해 3300억원가량의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감사원 지적에 따른 것이다. KT&G는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 4년간 총 3300억원을 사회와 상생을 위해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담뱃갑에 부착되는 혐오 그림 도입도 악재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담뱃갑 경고 그림 부착 의무화로 인해 KT&G의 올 상반기 국내 담배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과 관련한 홍삼 부문 매출 감소는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우창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삼공사 내수 매출 중 사업용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을 20%로 가정하면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KT&G의 영업이익 감소분은 약 294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2%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기준
뚜렷한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KT&G의 주가 반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요인으로는 배당 확대 여부가 꼽힌다. KT&G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배당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최근 배당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 2013년 4.16%였던 배당수익률은 2015년 3.3%까지 떨어진 상태다.
[이용건 기자 /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