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가 기준에 맞지 않는다면 재무 정보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회계투명성의 모든 것은 기업의 지배구조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글로벌 5위 회계법인인 BDO인터내셔널의 마틴 반 로켈 회장(CEO)은 19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기업 경영진이 마음먹고 공모해 잘못된 재무제표를 작성한다면 감사인이 발견하기는 불가능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켈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감사위원회 등 독립적인 내부감사기구의 활동을 보장해 균형있는 지배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외부감사인, 감독기구 등 모든 당사자들이 각자의 책임을 다해야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회계정보가 만들어진다는 논리다.
이를 위해 로켈 회장은 "회사 내부적으로 적합한 교육과 시스템을 총동원해 전문성과 윤리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상장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와 같은 독립 감독기구의 도입도 회계 투명성 확보의 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로켈 회장은 투명한 회계정보가 제공되면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은 기업을 꼽았다. 그는 "재무 정보의 신뢰도가 높다면 회사의 주가가 진정한 내재가치에 근접할 것"이라며 "대출과 같은 금융 수단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적정한 가치를 인정받아 궁극적으로 재정적으로 이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감사시장의 지정 감사제 확대에 대해선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해 각 국가의 사정에 따라 특성에 맞는 독특한 제도를 실시할 수 있다는 의견과 함께 이 제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어 기업이 자유롭게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는 자유수임제가 효과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소유과 경영이 잘 분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지정 감사제가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럽에서도 일정 주기로 외부감사인을 교체하는 순환제를 채택하는 국가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감사품질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보수가 지나치가 낮아진 부분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로켈 회장은 "감사보사가 낮아 좋은 품질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재 상황이라면 상당히 잘못돼 있는 것"이라며 "적절한 감사보수를 받는 것이 감사 환경을 개선하는 정답 중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BDO인터내셔널은 글로벌 5위 규모의 영국 회계법인으로 전세계 154
[김대기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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