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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낙점한 뒤 한동우 지주 회장은 "저성장과 저금리로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경쟁사 추격도 거센, 대단히 중요하고 엄정한 시기"라며 "신한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어떤 조합을 만들어야 가장 강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려해서 위 사장을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회장은 "조용병 현 행장처럼 중립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차기 회장이 된 만큼 자회사 사장은 철저히 능력 위주로 뽑은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최고경영자(CEO)로서 위 사장 역량은 신한 안팎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위 사장은 2013년 신한카드 대표 취임 후 '디지털 경영'을 선포해 현재 고객 수 700만명, 지난해 카드 취급액 5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가 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위 사장의 작품인 신한카드 모바일 플랫폼 '신한FAN(판)'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25%를 점유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과 대출금리 인하 같은 악재가 이어졌던 지난해에도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 늘어난 5326억원에 달하는 등 신한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2015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두 번 연속 연임에 성공한 것도 이 같은 실적을 인정받은 결과다.
신한사태와 관련한 위 차기 행장 고발건과 관련해 한 회장은 "지금은 7년 전 (신한사태의) 굴레에서 벗어나서 미래를 보고 나가야 할 때"라며 "3대 회장이 탄생하는 상황에서 이제 당시의 문제를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제 신한사태를 종결 짓고 넘어갈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신한사태는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된 내분 사태를 말한다. 당시 위 사장은 신한지주에서 공보 담당 부사장을 맡아 라응찬 전 지주회장 입장을 대변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경제정의연대가 위 사장이 2010년 신한사태 당시 위증 및 위증교사를 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여기에 일부 정치권까지 가세해 위 사장의 행장 자격을 놓고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
지주 자경위가 추천한 후보는 조용병 행장과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가 추인해야 최종 후보로 확정된다. 이후 위 사장은 3월 말 열리는 은행 주주총회에서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위 사장은 차기 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현 행장과 함께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그룹 최대 계열사이자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을 향후 2년간 이끌게 된다. 위성호 차기 행장에게 놓인 과제가 적지 않다. 과거 1등 은행이었던 KB국민은행이 덩치를 키우며 거세게 도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는 한편 미래 먹거리도 찾아야 한다. 현 조용병 행장이 다져놓은 '아시아 금융벨트'를 더욱 견고히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인 핀테크 분야의 역량도 쌓을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조용병 차기 회장과의 협업도 중요하다. 위 사장과 조 행장은 2015년 신한은행장 선임 때 그리고 지난달 차기 신한금융 회장 선임 때 경쟁자였다. 특히 위 사장이 1985년, 조 행장이 1984년으로 입행 연도가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칫 그룹 내 위계질서가 제대로 세워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한 회장은 "지주가 은행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고, 지주에서 인사권을 갖고 있는 신한 시스템을 고려하면 회장과 행장 간의 대립이 생길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주 회장과 행장 교체에 맞춰 신한그룹 주요 계열사 CEO 교체도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3월 CEO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는
특히 조용병 행장(1957년생)과 위성호 사장(1958년생)의 나이를 고려하면 1950년대 후반~1960년대 초의 '젊은 CEO'가 대거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태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