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협회 회원사 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도금 집단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사업장이 전국적으로 50개 사업장, 대출 규모로는 9조858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협회 회원사가 지난해 8월 25일 이후 분양했으나 작년 10월 17일까지 중도금 대출 협약을 체결하지 못했던 26개 아파트와 10월 18일 이후 신규 분양에 들어간 52개 아파트 등 총 78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협회 조사 결과 작년 10월 17일까지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했던 26개 단지 중 절반인 13곳 9514가구만 현재 중도금 대출 은행이 확정됐고, 나머지 13곳 1만2499가구(2조3877억원)는 현재까지 대출 은행을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 10월 18일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신규 분양된 52개 아파트 중 현재 중도금 대출 협약이 끝난 곳은 15곳 1만826가구에 그치고, 70%가 넘는 37개 아파트 2만7367가구(6조6981억원)는 아직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한 채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회사의 집단대출 거부는 계약이 100% 완료된 수도권 공공택지 아파트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말까지 공공택지에서 분양된 18개 사업장 중 12개 아파트 5094가구(2조312억원)가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했다. 비교적 리스크가 적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도 18곳 중 13곳이 중도금 대출 은행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출 금리도 작년 5월보다 최고 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동결된 상태에서도 시중은행 중도금 대출 금리는 작년 5월 연 3.2∼3.7%에서 현재 3.46∼4.13%로 최고 0.43%포인트 상승했다. 또 작년 5월 3.5∼3.8%였던 지방은행 금리는 현재 4.2∼4.3%로 9개월 만에 최고 0.5%포인트
주택협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가장 건전성 높은 대출 중 하나인 집단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양 계약자들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의지를 꺾지 않는 범위에서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