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땅값 4.94% 올랐다…9년만에 최대폭

↑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 [자료제공 = 국토교통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산정의 기준이 되는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가 5% 가까이 상승하며 9년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제주·부산·세종 등 개발호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상승을 주도했다. 가장 비싼 땅은 서울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매장 용지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가 22일 발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 정보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4.94% 올랐다. 이는 금융위기가 현실화하기 직전이던 2008년 초(9.6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표준지란 전국 공시대상 토지 약 3230만 필지 중 대표성 있는 50만 필지를 추린 것으로, 표준지 시세는 개별토지 가격산정 및 감정평가 등에 활용된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4.40% 올랐다. 서울이 5.46%로 가장 많이 올랐고 경기(3.38%), 인천(1.98%)은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적었다.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는 7.12% 올랐으며 수도권, 광역시를 제외한 시·군은 6.02% 올랐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18.66%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부산(9.17%), 세종(7.14%), 대구(6.88%)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 및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에 따른 기반시설 확충과 일부 지역의 활발한 개발사업이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며 "지역별로 제주는 혁신도시 및 제2공항, 부산은 해운대 관광리조트, 세종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는 서울 중구 명동8길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장 용지로 나타났다. 이 부지의 ㎡당 공시지가는 지난해 8310만원에서 올해 8600만원으로 3.49% 올랐다. 총면적(169.3㎡) 기준 공시지가는 145억5980만원에 달한다. 이 부지는 14년째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외에도 표준지 공시지가 상위 10곳 모두 명동 상권이 싹쓸이했다. 2위 우리은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화장품·의류를 취급하는 매장이었다.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