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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코스피를 끌어올린 동력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의 투자 비중은 약 33%로 외국인의 투자 행보는 증시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다.
3월 2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은 3조505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2월 한 달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3400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10배 이상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2102.65에서 2168.30으로 올랐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따른 기타 법인의 순매수를 제외하면 개인, 기관,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외국인이 유일한 순매수 주체"라고 밝혔다.
3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을 중점적으로 사들이면서 코스피가 상승 탄력을 받는 모습이었지만 외국인이 매수 행보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지난주부터 외국인의 매도 조짐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외국인은 3거래일만 순매도 행보를 보였다. 20일, 22일, 24일 외국인은 각각 848억원, 963억원, 89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장에서는 4월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하기 전까지 '환율'을 외국인의 매매 행보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변수로 꼽고 있다.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기준으로 달러화당 원화값은 1211원 수준이었으나 지난 23일 기준으로 달러화당 원화값은 1120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화가치가 세 달 새 7% 이상 오른 것이다.
원화 가치가 오르게 되면 단기적으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투자자금을 유인하기 때문에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다만 가파른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원화 강세 기조와 코스피의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초부터 3월 25일까지 코스피는 7.8% 올랐지만 달러화로 환산한 코스피는 16%가량 상승했다"며 "더구나 오는 4월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원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팔자'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환율 변수로 외국인의 순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코스피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질 수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틈새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
[김대기 증권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