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형 펀드에 몰려있던 글로벌 자금이 채권형 펀드로 대거 이동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9일 대신증권의 '글로벌 펀드 플로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한 주간 글로벌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집계한 결과,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2015년 9월 이후 최대 규모인 145억1000만달러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같은 기간 미국 채권형 펀드에는 무려 74억8000만달러가 유입되며 선진국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글로벌 펀드 투자금의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가 친성장정책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자 기대심리가 다소 꺾인 영향이 크다.
또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긴축을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 투자하는 펀드에도 10억4000만달러가 들어갔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이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