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5조4260억원의 순익을 올렸지만 직원 1인당 생산성은 오히려 5년전인 2011년에 비해 크게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저금리 장기화 등 금융시장 환경변화에도 불구하고 성과주의를 제대로 도입하지 못하면서 국내 대형은행들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11일 매일경제가 시중은행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직원 1인당 생산성(충당금적립전이익)은 신한은행이 1억89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KEB하나은행(1억4300만원), 우리은행(1억3800만원)순이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9000만원에 머물러 생산성이 신한은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5년전인 2011년 신한은행(3억500만원), 하나은행(2억5000만원), 우리은행(3억400만원), 국민은행(2억6000만원) 등 4대 시중은행 생산성과 비교하면 시중은행 모두 생산성 악화가 두드러진다. 반면 중국공상은행(5억원), HSBC(3억원), 도이치뱅크(3억원), BNP파리바(2억원) 등 한국에 지점을 둔 대다수 외국계 은행들은 지난해 국내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생산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국내은행들의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것은 성과보수제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채 성과에 상관없는 직급 호봉제가 여전한데다 항아리형 인력구조라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 조치 일환으로 강력하게 추진해 왔던 은행권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조기 대선 분위기 속에 더이상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
■<용어 설명>
▷은행 생산성 지표 : 직원 1인당 올린 충당금적립 이전 이익으로 은행의 대내외 경쟁력을 보여준다.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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