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2분기 자산배분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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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은 2분기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할 대표 자산으로 유럽 주식을 꼽았다. 지난달부터 본격 시작된 미국 금리 인상으로 1분기 사상 최대 규모로 나타났던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이동 흐름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선진국을 대표하는 미국 증시는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채권에 대한 분산투자도 필요하다. 이자율이 10% 안팎으로 높은 신흥국 국채도 들고 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매일경제신문이 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3개 증권사의 2분기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비교 분석한 결과 2분기에도 1분기에 호조를 나타냈던 주식 자산에 대한 비중은 좀 더 늘리라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국내외 구분할 것 없이 주식 자산 확대를 권고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한국, 선진국에서는 유럽과 일본 비중을 각각 늘렸다. 이병열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담당 상무는 "미국과 독일의 자본재 신규 주문 증가, 중국의 설비투자 증가율 확대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확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이 조만간 현실화할 것"이라며 "4월 투자의견에서 위험자산 비중을 좀 더 확대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이 있지만 글로벌 경기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 2분기에도 주식 자산의 투자 매력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박재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중에서는 경기가 살아나는 유럽 지역, 특히 독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신흥국 가운데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주식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다만 국내 주식은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조정 가능성이 커진 만큼 비중을 줄일 것을 권했다. 두 증권사 모두 공통적으로 유럽 투자를 추천했다. 유럽의 경기지표가 호전되고 있는 데다 지난달 네덜란드 총선에서 극우파가 아닌 중도파가 승리하면서 유로존의 정치 리스크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진국 가운데 아직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덜 올라 상승 여력이 크다는 점도 유럽 주식 비중 확대의 근거로 꼽힌다.
하나금융투자는 중장기적으로 주식 자산의 매력이 큰 건 여전하지만 최근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고 있고, 중국이나 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도 있는 만큼 2분기에는 다소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1분기에 나타났던 신흥국으로의 글로벌 자금 이동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신흥국 주식 비중은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채권에 대한 중장기 투자 전망은 주식에 비해 밝지 않지만 신흥국 국채나 하이일드채권은 여전히 자산 배분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자산전략팀장은 "2분기는 단기 전술적 차원에서 브라질 등 신흥국 국채, 미국 회사채와 은행채 등을
유망 상품(귀금속·원자재)으로는 신한금융투자는 원유, 하나금융투자는 금을 꼽았다. 원유는 주요 생산국들의 감산 합의와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점진적으로 비중을 늘려 나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