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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13일 각 증권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키움증권이 직원 1인당 3억1910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인당 노동생산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51명의 직원이 영업이익 1758억원을 벌어들이는 역량을 과시했다.
직원 1인당 영업이익 순위 2위는 메리츠종금증권(2억1942만원)이 차지했다. 3~5위는 한국투자증권(1억6320만원)과 NH투자증권(1억64만원) 하나금융투자(9666만원)가 차지했다. 6~10위는 6위를 차지한 삼성증권(9091만원)을 빼놓고는 중견 증권사의 독무대였다. 교보증권(7997만원) HMC투자증권(7743만원) 유진투자증권(7691만원) IBK투자증권(7670만원)이 7~10위권을 형성했다.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소형사 실적이 오르는 것은 특화된 영역에서 경쟁자를 누를 '한 방'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온라인 기반 서비스는 다른 증권사가 따라오지 못할 정도다. 2000년 설립 직후부터 영업점 기반 영업 대신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축으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걸었다. 온라인과 모바일에 집중하며 주식매매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약 13%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키움증권 주가 역시 최근 1년간 20% 이상 올랐다. 최근 비대면거래시장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올해에만 12% 상승했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주식거래시장 점유율이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입자가 늘어도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사업 구조상 주식거래가 활발해지면 실적이 더 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증권사 영업채널의 변화 방향은 '낮은 수수료 체계'와 '비대면계좌'로 압축되는데 이는 모두 키움증권이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라는 얘기다.
2위를 차지한 메리츠종금증권은 국외 부동산, 항공기 딜, 인수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짭짤한 수익을 냈다. 3년 연속 두 자릿수 ROE를 기록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 종금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자기자본을 3조원 이상으로 늘려 대형IB 자격을 따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하고 414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모기업인 메리츠금융지주가 가지고 있던 메리츠캐피탈도 100% 인수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규모의 경제' 효과로 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역량이 대폭 올라갔다는 뜻이다.
그 덕에 지난해 직원을 전년 대비 100명 넘게 더 뽑고도 '직원 1인당 영업이익' 2위에 오를 정도로 실적이 올라갔다. 지난해 말 직원은 1497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13명 늘었다.
반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1928억원을 기록해 실적이 가장 좋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 점포 19개를 줄였을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하이투자증권, SK증권도 같은 기간 10개씩 이상 영업점을 닫았다.
[홍장원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